중국의 1·2위 조선사 간 합병이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중소형 조선사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선사와 한국의 중소형 조선사가 건조하는 선박은 비슷한데, 중국 1·2위 조선사가 합병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일부 국내 중소형 조선사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휘청거리고 있다.
6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선박그룹은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중국선박과 중국중공을 합병하기로 했다. 중국선박그룹은 민간 선박을 주력으로 건조하는 두 계열사를 합병하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총자산 70조원 규모의 초대형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 두 회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약 11조원에 달한다.
전 세계 선박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총길이 100~300m 크기의 선박을 주로 건조하는 중소형 조선사는 직접 경쟁한다.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HJ중공업(097230)(옛 한진중공업)등의 주력 선종은 벌크선, 컨테이너, 유조선 등인데, 중국 조선사의 건조 가격은 한국보다 약 10~15% 저렴하다.
전 라인을 생산하는 중국 조선사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중소형급 선박 수주를 싹쓸이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 세계 선박 수주는 4207만CGT(1454척)로, 이중 중국이 2822만CGT(1015척·점유율 67%)를 수주했다. 한국은 822만CGT(181척·20%)를 수주했다.
국내 대형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009540)·한화오션(042660)·삼성중공업(010140))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VLAC), 초대형 유조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 선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 합병은 2019년에 예고됐던 일로 지금은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는 과정”이라며 “선종이 달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조선사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