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에 설립돼 액화석유가스(LPG) 유통·판매 단일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던 E1(017940)이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인수에 힘입어 최초로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E1은 이날 평택에너지서비스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짓는다. 인수 금액은 5943억원으로 절차가 마무리되면 E1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E1평택에너지를 통해 평택에너지서비스 지분 88%를 갖게 된다.

평택에너지서비스가 운영하는 LNG 복합화력발전소. / 조선DB

평택에너지서비스는 평택LNG발전소를 운영 중인 민간 발전 사업자다. 앞서 하나증권은 지난 2015년 SK E&S로부터 평택·김천에너지서비스, 전북집단에너지를 인수한 뒤 지난해부터 세 회사를 묶어 매각을 진행해 왔다. 이들 회사는 각각 평택LNG발전소, 김천·전북석탄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 E1 컨소시엄(E1·칼리스타캐피탈·메리츠증권)이 발전소 3곳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6월 최종 인수후보로 낙점됐다.

평택LNG발전소의 용량은 883메가와트(㎿)로 대형 원전 1기(1GW)의 90% 수준이다. E1은 평택에너지서비스 인수를 필두로 LNG 발전 사업에 진출해 LPG 사업에서 축적된 가스 수입·저장·유통 노하우와 LNG 조달·저장·발전 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LNG는 극저온의 액체 상태로 저장돼 운반이 편리하고 석탄 발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평택에너지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8355억원, 2022년 매출은 9403억원 수준이다. E1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 번에 연간 8000억~9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확보하게 됐다.

평택에너지서비스는 지난 2012년 57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으며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5개년 평균 영업이익은 연 632억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E1의 평균 영업이익(1046억원)의 60%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3826억원, 영업이익 448억원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일본 도쿄의 서쪽 인근 훗쓰시에서 LNG를 실은 선박이 화력발전소를 향해 예인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E1이 평택에너지서비스 인수 등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E1은 올해 매출 11조3835억원·영업이익 39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45.43%, 영업이익은 326.6% 늘어나는 것이다

E1은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향후 LNG·LPG 복합 발전, LNG·수소 혼소 발전 등으로 사업을 넓혀 나간다는 구상이다. LNG·LPG 복합 발전은 같은 LPG 사업자인 SK가스(018670)가 추진 중으로 SK가스는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세계 최초 LNG·LPG 복합화력발전소인 울산GPS의 시운전을 최근 시작했다. 이 방식은 시황에 따라 LNG와 LPG 중 가격 경쟁력이 있는 가스를 연료로 선택해 탄력적으로 활용하며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LNG·수소 혼소 발전의 경우 캐나다에서 생산된 블루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국내로 도입하고 이를 다시 수소로 변환해 발전 연료 등으로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E1은 지난해 캐나다 블루 암모니아 프로젝트 개발사 Hydrogen Canada에 1000만캐나다달러(약 100억원)를 투자했다. 오는 2028년부터 연간 100만톤(t)을 국내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