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이 늘면서 해상운임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국적 선사 HMM(011200)은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운임이 숨 고르기에 돌아갔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이고 3·4분기는 해운업계 전통적인 성수기기 때문이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134.25포인트(p) 내린 2963.38로 집계돼 5월 24일 이후 석 달 만에 3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주 아시아-북미 주간 공급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3% 증가하면서 선사 간 가격 경쟁을 벌이는 영향이다.
해운사들은 실적 하락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SCFI는 5000을 넘었던 코로나 기간과 비교하면 많이 내렸지만, 작년 9월(886.85)과 비교하면 2000포인트, 올해 3월과 비교해도 아직 100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영국의 해운업 전문지는 로이드리스트는 “팬데믹 호황기를 제외하면 컨테이너 운송 역사상 어느 때보다 여전히 (운임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중”이라며 “정기선사의 3분기 수익은 2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상운임을 올리는 주요 원인인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하는 점도 해운업계에는 호재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를 봉쇄하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불확실성은 지정학적 변수에서 상수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명절이 많은 하반기는 해운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라 물류 수요가 늘어난다. 증권가는 국적 선사인 HMM이 2분기에 이어 올해 말까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HMM은 2분기에 매출액 2조6634억원, 영업이익 644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5%, 302% 늘어난 수치다. 3분기 매출액은 3조1899억원, 영업이익은 1조2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0%, 125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HMM은 컨테이너선뿐 아니라 벌크선 등을 추가로 도입해 선대를 2030년까지 150만 TEU(1TEU=6m 컨테이너 1개)로 늘릴 예정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MM의 진짜 서프라이즈는 3분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