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올해 상반기 말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마일리지를 이용한 항공권 구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조5278억원,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9758억원이다. 양사의 이연수익을 합치면 3조5486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세워진 대한항공 항공기 앞으로 아시아나 항공기가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이연수익은 최초 매출 거래 시점에 마일리지 금액을 수익으로 환산하지 않고 추후 마일리지 소진 때 인식되는 수익으로, 재무제표상 부채로 간주한다. 이연수익 금액만큼 마일리지가 쌓여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말과 비교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각각 4.5%, 3.5% 늘었다. 지난 2019년 상반기 말 대비로는 대한항공은 15.2%, 아시아나항공은 38.3%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기 항공기 운항이 제한되면서, 소멸 예정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최대 3년 연장한 조치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양사 설명이다. 두 회사는 2008년 7월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에 대해 10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있다.

다만 양사 승객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마일리지 좌석 공급 증가로 항공권 구매에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승객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여객 회복률(국제선 기준)은 대한항공 85%, 아시아나항공 81% 수준이다.

상반기 대한항공의 ‘보너스 승객 탑승거리’(BPK·Bonus Passenger Kilometer)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증가했고,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32.1%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년동기대비 26.4%, 2019년 상반기 대비 28.4% 증가한 BPK를 기록했다.

BPK는 마일리지 항공권을 쓴 여객 수(보너스 승객 수)를 운항 구간의 거리와 곱한 수치를 모두 더한 것이다. 보너스 승객에는 마일리지를 100% 사용해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과 일부만 사용해 좌석 승급을 받은 승객이 모두 포함된다.

앞으로도 양사는 미사용 마일리지 소진을 촉진하고,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항공권 외 마일리지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GS리테일과 협력을 맺고 GS25, GS샵 등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부터 마일리지 쇼핑몰(가칭)을 도입하고 제휴 브랜드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남은 미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더라도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운용 방식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향후 2년간은 아시아나항공을 별도 독립회사로 운영하는 가운데 이 기간에 소진되지 않은 마일리지 전환율은 추후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