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와 메탄올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올해 들어 LNG가 메탄올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메탄올은 생산량이 부족해 가격이 비싼 게 단점으로 꼽힌다.
22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6월 LNG 추진선과 메탄올 추진선의 발주량은 각각 50척, 49척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발주량은 메탄올 42척, LNG 30척으로 메탄올 선호가 높았다.
LNG 추진선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한 덕분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2022년 8월 MMBtu(100만BTU·1BTU는 1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당 9.385달러에서 7월 현재 2.099달러로 떨어졌다. 재고 상황과 수요 등을 고려하면 LNG 가격은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는 그린 메탄올(재생에너지로 포집한 탄소와 수소로 만드는 메탄올)은 공급량이 적어 에너지 밀도, 추출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LNG 대비 3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LNG는 급유를 위한 인프라(기반시설)가 각국 항만에 잘 갖춰져 있지만, 도입 초기인 메탄올은 인프라가 부족하다.
글로벌 2위 선사 머스크(Maersk)도 최근 최대 23척의 LNG 추진선 발주를 추진 중이다. 머스크는 LNG 추진선 견적 등을 한국과 중국 조선소에 요청했다고 한다.
머스크는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인 LNG는 배제하고 메탄올에 집중해 왔다. 머스크는 HD현대삼호가 건조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와 ‘아네 머스크’ 등에 ‘올 더 웨이 투 제로(ALL THE WAY TO ZERO·제로(0)로 가는 모든 길)라는 문구를 새겨 메탄올 정책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런 머스크가 LNG 컨테이너선 발주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업계는 메탄올 추진선의 경제성이 그만큼 낮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LNG는 경유와 비교해 친환경적이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들어 선사들이 LNG 추진선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메탄올은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친환경 선박 연료 시장에서 장점이 뚜렷하다. 저장과 운송에 고압력·극저온 탱크가 필요한 LNG와 달리 메탄올은 상온·대기압에서 저장·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메탄올 관련 투자가 꾸준하게 이뤄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메탄올의 경제성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