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과 원자력 분야 주요 제조 기업이 위치한 창원시가 도심 한복판을 둘러싸고 있는 그린벨트(Greenbelt·개발제한구역)로 인해 국책사업과 지역 현안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 창원시에 따르면 시내 그린벨트 면적은 총 248.368㎢로, 전체 면적(748.05㎢)의 33.2%에 달한다. 현재 남은 그린벨트 해제 가능 총량은 16.796㎢에 불과하다. 그린벨트 해제 가능 총량은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면적을 말하는데, 이마저도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픽=손민균

그린벨트는 연담화(도시가 확대·팽창하면서 인접한 다른 지역의 시가지가 맞닿는 현상)를 막기 위해 도시 경계에 지정된다. 그러나 창원은 지난 2010년 옛 창원과 마산시, 진해시가 통합되면서 각각의 도시 외곽에 있던 그린벨트가 도시 중심부로 오게 됐다. 이 때문에 그린벨트로 인한 개발 제약으로 도시 공간의 구조가 단절되고 도시 외곽의 난개발이 가중되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창원시는 단기적으로 전략사업 부지의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그린벨트를 전면 해제해 도시 성장을 이끌 부지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신규 국가 산업단지 후보지로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를 지정했다. 신규 산단은 창원시 의창구 북면 일대에 2030년까지 339만㎡(103만평) 규모로 조성될 예정으로, 사업자 선정 등 각종 절차를 거쳐 2027년 최종 승인된다.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 산단이 계획된 규모로 조속히 조성돼야 하는데, 예정 부지 일부가 그린벨트에 포함돼 발목을 잡고 있다.

창원시는 관계 기관에 산단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를 요청한 상태다. 지난 2022년 이후 방산 분야에서 대규모 수주가 이뤄졌고, 윤석열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 정책의 영향으로 관련 산업이 활기를 찾아가는 지금이 그린벨트 해제의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1일 홍남표 창원특례시장이 민선 8기 출범 2주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후반기 시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창원시 제공

정부도 창원 등 지방자치단체의 그린벨트 문제에 공감하고 관련 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민생토론회에서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특화산업 육성 등 균형발전 기여도가 큰 사업을 추진할 때 별도의 법·시행령 개정 없이 국무회의에서 전략사업으로 지정해 그린벨트 해제까지의 절차를 1년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그린벨트 해제로 예상되는 환경 문제에 대해선 “그린벨트가 전면 해제되더라도 개발제한구역의 약 4분의 3(75.8%)은 경사도 18° 이상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며, 우려되는 환경 부분도 토지적성평가, 녹지총량제 도입 등 관리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