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인 엔저(円低·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계속되면서 일본 노선이 항공업계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오사카나 도쿄 등 일본 주요 여행지뿐 아니라 소도시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노선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16일 국토교통부(국토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 노선을 이용한 여객은 1015만67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4만5507명) 대비 46% 늘었다. 1월(203만4527명), 2월(203만3268명), 3월(213만7484명)에 200만명대를 넘었다가 4월(192만3954명)에 잠시 주춤했으나 5월(202만7563명)에 다시 늘었다.

항공업계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일본 노선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본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876.8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900~1000원 선을 유지하던 원·엔 환율은 같은 해 9월 800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800원선을 유지하다가 올해 초 900원대로 올라섰지만, 최근 다시 800원대를 기록 중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엔화가 800원대로 떨어지면서 주로 쇼핑을 하기 위해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하는 관광객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은 여름에 덥고 습하지만, 엔저 현상과 항공권 행사 등으로 3분기까지 여객 몰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오사카, 도쿄 등 대도시 외에 소도시로도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진에어(272450)는 오는 7월 다카마쓰를 신규 취항할 예정이며, 지난달에는 인천~미야코지마 노선에 비행기를 띄웠다. 에어부산(298690)은 지난 4월 부산~도야마 부정기편을 운항하며 정식 취항을 준비했다. 제주항공(089590)은 마쓰야마·시즈오카·오이타·히로시마 등 일본 소도시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