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이상은 2028년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는 2026년 기후 분야부터 국내 상장기업들의 ESG 공시가 의무화를 앞두고 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최근 자산 2조원 이상 125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제도 관련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ESG 공시 의무화 도입 시기로는 전체 응답 기업의 58.4%가 2028년 이후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2028년 19.2%, 2029년 13.6%, 2030년 25.6% 등이었다.     

대기업 절반 이상은 ESG 공시 의무화 시기로 2028년 이후가 적정하다고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스1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아직 많은 기업이 ESG 공시 의무화에 큰 부담을 느끼며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혼란과 부작용 방지를 위해 많은 기업이 준비되는 2029∼2030년쯤 도입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원하는 ESG 공시 의무화 방향은 거래소 공시(38.4%), 거래소 공시 후 유예 기간을 두고 사업보고서 내 공시로 전환(29.6%), 자율 공시(25.6%) 순으로 나타났다.  

또 협력업체와 등 가치사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간접적 배출을 포함하는 ‘스코프3′ 탄소 배출량 공시에는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6.0%)이 공시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40%에 달했다. 공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1.6%로 소수에 그쳤다.    

ESG 공시 의무화와 동시에 연결 기준 종속회사까지 포함해 공시하는 방안에도 대부분 기업이 반대했다. 유예 기간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59.2%로 가장 많았고, 공시 대상에 종속회사 포함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견도 33.6%에 달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회계 공시도 수십 년에 걸쳐 시행착오를 거치며 안착해 온 걸 감안하면 더 많은 지표를 공시해야 하는 ESG 공시를 기업들이 단기간에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사례를 참고해 충분한 준비기간과 함께 기업에 부담되는 공시 항목들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