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005380)그룹이 인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약 50년째 협력 관계를 이어온 서연이화(200880)도 인도 타밀나두에 공장을 새로 설립하고 부품 경량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조원 돌파로 역대 최대 실적을 쓴 서연이화는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서연이화는 현대차의 첫 독자 생산 자동차인 ‘포니’부터 협력 관계를 맺었다. 자동차 인테리어 부문(도어트림, 필라트림, 콘솔, 헤드라이팅, 패키지트레이, 카고스크린)과 익스테리어(범퍼)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53%가 현대차에서, 34%가 기아(000270)에서 나왔다. 포드,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해외 완성차 기업에도 부품을 납품한다.
서연이화는 고(故) 유희춘 명예회장이 1977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한일이화를 인수하며 시작됐다. 유 회장은 당시 현대차 사장이었던 고 정세영 회장의 고교 동창으로, 정 회장으로부터 부품사 운영을 권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일이화(서연이화)는 포니 내장품 납품을 계기로 현대차의 핵심 벤더사(판매업체)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유 회장의 장남 유양석 회장이 2006년 서연이화 임원에 오르면서 경영을 시작했다.
서연그룹은 유양석 회장이 지분 44.44%를 보유한 서연(007860)이 지주사로 있고, 서연 아래에 서연이화를 비롯해 서연탑메탈(019770)(자동차용 금형 제조), 서연인테크(시트 제조), 서연씨엔에프(시트 부품 제조) 등 47개 자회사가 있다. 서연그룹 매출액의 93.3%는 자동차 부품 제조에서 나온다. 이 밖에 금형·중장비 설비 제조 3.4%, 지주사업 3.3% 등이다.
서연이화는 서연이 지분 48.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어 유양석 회장이 8.36%, 유경내, 박보애, 유수경, 유수빈 등 친인척이 지분을 일부 보유 중이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57.06%다. 서연이화 자회사로는 서연오토비전, 서연인더스트리, 서연이화에이디엠와 해외법인 등 26개가 있다.
서연이화는 최근 현대차를 따라 인도에 투자했다. 인도는 자동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인도는 2022년 기준 미국과 중국에 이은 자동차 판매 3위 국가다. 지난해 인도 시장 내 승용차 판매는 전년 대비 8.2% 증가한 410만대로 추정된다. 인도 정부도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인도 정부는 향후 3년 안에 인도에 생산 공장을 짓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수입차 관세를 70~100%에서 15%로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향후 10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라인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연간 150만대의 생산능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중국공장 생산량의 4배 규모다. 현대차는 인도를 글로벌 생산 기지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서연이화는 인도 업력만 25년 차다. 지난해 서연이화의 인도 매출 비중은 15.9%다. 현지에 생산공장 4곳, 연구소 1곳을 두고 있다. 서연이화가 자체 연구소를 둔 곳은 한국, 독일, 중국, 인도 등이다.
서연이화는 2002년 7월 타밀나두 칸치푸람에 첫 공장 설립 후 2008년, 2017년에 각각 첸나이와 아난타푸르에 공장을 세웠다. 이후 지난해 8월에 타밀나두 크리쉬나기리에 공장을 새로 지었다. 이곳은 타밀나두주 주정부가 전기차 생산 허브로 지정한 계획도시다.
자동차 산업이 친환경차·전기차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서연이화는 친환경 소재 개발, 부품 경량화를 연구하고 있다. 서연이화가 보유한 지식재산권은 1993개에 달한다. 지난해엔 연구개발에 498억원을 들였다.
서연이화는 지난해 현대차그룹과 함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5.6%, 28.2% 증가한 3조5743억원, 1507억원이었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올해 서연이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조8400억원, 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각각 작년 대비 6.8%, 18.9%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