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철강, 이차전지에 이어 바이오를 역점 분야로 삼고 포스텍(옛 포항공대) 의대 신설을 추진한다. 지역 출신 의사를 양성해 의료 취약지로 꼽히는 경북의 의료 격차 문제를 해소하고 대형 병원을 설립해 경북 동해안 전역을 아우르는 초광역권 의료거점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북 지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41명으로 전국 평균(2.23명)에 못 미쳤다. 경북은 도내에 상급 종합병원이 없어 중증질환·입원환자사망률, 치료가능 사망률(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사망) 등 필수 의료 공백의 정도를 나타내는 각종 수치가 높은 편이다.
의대생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는 최근 지방 의대 신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국립 의대 (신설) 문제는 어느 대학에서 할 것인지 도가 정해서 의견을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정부의 의료 개혁 논의와 발맞춰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포스텍 의대 설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텍이 가진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 및 인적 자원을 활용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및 차세대 백신·신약 개발에 앞장설 융복합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포항시는 서울의 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아산·삼성·성모)에 버금가는 스마트 병원 건립도 추진한다. 특수암을 비롯해 희귀·난치성 질환에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포항시는 올 상반기 중 발표가 예정된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포항에는 대한민국 유일의 3‧4세대 방사광 가속기,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설립된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시설이 있다.
포항은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백신 생산 기반을 갖춘 경북 안동시와 협력하고 있다. 포항시는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된 융합산업기술지구와 지곡R&D 밸리 일원을, 안동은 경북바이오일반산업단지 등을 각각 특화단지 예정지로 신청했다. 포항시와 안동시는 경북 바이오·백신 산업 특화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역 의료는 불균형을 넘어 붕괴 직전의 위기 상황”이라며 “국가 균형발전과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포스텍 의대 신설을 위해 지역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