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은 산업단지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업도시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4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중세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문화 혁신 운동)가 촉발된 것처럼 반도체를 중심으로 산업과 인재·교육, 교통, 문화 등이 융성하는 ‘용인 르네상스’를 실현 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용인시 제공

용인특례시는 중앙정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과 함께 반도체 벨트를 조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00조원을 투입해 용인 이동·남사읍 일대에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반도체 캠퍼스·R&D단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122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개발 중이다. 두 회사의 투자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는 650조원, 고용 창출은 350만명에 이른다.

이 시장은 “올해부터는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IT 인재가 거주할 수 있는 배후도시 조성이 필요할 때”라며 “정부와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그래픽=손민균

─용인특례시의 투자유치 실적을 소개해달라.

“지난해 3월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삼성전자)를 유치했고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SK하이닉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미래연구단지) 등 3곳이 지난해 7월 반도체 국가첨단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받았다. 용인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국가산단엔 150여 반도체 소부장 기업과 팹리스(설계)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또 세메스와 램리서치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소부장기업도 입주한다.”

─대규모 인력 양성 및 공급이 필요할 것 같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인력을 충분히 공급해야 하고 산·학·연 협업이 활발하게 일어날 체제를 갖춰야 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반도체 교육‧산학 허브’를 열었다. 학생과 정책 담당자는 물론 반도체 기업 임직원 대상 전문가 과정도 열린다. 반도체마이스터고 설립을 위해 40개 기업, 경기도교육청, 반도체산업협회 등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2026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관내 초·중·고 교장 선생님 및 학부모 회장단과 간담회를 열어 학교 환경 개선에도 노력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한 교통 인프라 구축 계획은.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필수적이기에 도로확충과 국가철도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과 연결되는 국도 45호선, 82호선, 지방도 321호 확장과 신설을 추진 중이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관련해선 국도 17호선, 국지도 318호선의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벨트를 연결하는 반도체 고속도로는 국토교통부에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 의지를 밝힌 만큼 올해 하반기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경강선 등 철도망 확충도 필요한 것 같다.

“110만 대도시인 용인은 철도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국가철도인 경강선 연장노선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도록 광주시와 함께 국토부에 건의했다. 이 노선은 비용 대비 편익이 0.92로 높게 나왔다. 또 반도체 특화 신도시를 통과하는 반도체 국가철도 성격을 갖고 있어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광역철도인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과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도 국토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6월 GTX 구성역이 개통돼 시민들의 서울 진입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정부의 고속철도 수도권고속선(SRT) 복복선화 사업에 맞춰 SRT 구성역 설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용인 시민 90%가 “지역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2023년도 사회조사에서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 시민 90.9%가 ‘만족한다’고 하셨다. 전반적인 만족도가 9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시민 65%는 ‘10년 후에도 용인에서 살겠다’고 답했다. 용인시를 더 발전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한 점을 시민들께서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셔서 기쁘게 생각한다.”

─산단 배후 신도시가 필요할 것 같다.

“국토부에서는 지난해 11월 IT 인재들의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할 1만6000세대 규모의 이동읍 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시도 2040년 용인도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IT 인력 유입을 반영해 도시기본계획에서부터 개발가능용지 분석, 공간구조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할 방침이다.”

─공무원 노조가 시장을 칭찬하는 경우는 드문데.

“공무원 노동조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장을 칭찬했는데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보람을 느낀다. 작년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했을 때 노조는 “시장이 큰일을 했다”며 성명을 냈다. 시장이 시 발전을 위한 일에 열성이고 직원들 사기 진작과 근무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보이니 좋아하는 것 같다.”

─임기 2년이 돼간다. 남은 기간 중점 추진 사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2건의 공약사업 가운데 61건(29%)을 완료했으며 134건(63%)을 정상 추진하고 있다. 16건(7%)은 일부 추진 중이다. 한정된 재원으로 많은 일을 해야 해 앞으로도 공모사업에 적극 응모하는 등 정부와 도의 지원을 최대한 끌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