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000670)의 공장 가동 제한에 따른 아연 내수 공급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생산제품의 판매 우선순위를 국내에 두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국내에서의 제련 생산량이 급감할 경우 수출보다 내수 판매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국내 2위 아연 생산업체인 영풍이 40만톤(t)의 석포제련소 아연 생산량을 약 80%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힌 데 따른 대응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고려아연 제공)

아연은 철강 처리에 주로 사용된다. 한국의 아연 수요는 연간 약 47만t이며, 고려아연과 영풍은 이 중 약 40만t(85%)을 공급하고 있다.

강동완 고려아연 원료구매본부 부사장은 “고려아연이 국내(한국 내) 아연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다”라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내수 판매고 그 다음이 수출이다. 수출 중에서도 우리는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우선시하고 현물시장에서도 일부 판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올해에도 작년과 비슷한 65만t의 아연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은 약 61만t의 아연괴를 수출해 전 세계 아연 시장의 약 4.4%를 차지했으며, 이 중 고려아연은 45만t을 수출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하락으로 인한 수요 약세로 아연 가격이 전년 대비 약 20% 하락해 1톤당 2479달러에 거래되면서 지난 1년간 다수의 아연 광산과 제련소들은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 등에서 아연 생산이 줄어들 경우, 공급 부족 등 전 세계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강 부사장은 “한 곳에서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시장에 공급이 부족해진다”라며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과 프리미엄이 상승할 수는 있지만 판매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려아연은 서린상사를 통해 영풍과 공유하고 있는 영업망 분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강 부사장은 “앞으로 두 회사가 판매와 원자재 구매를 분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 측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