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가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해 2026년까지 인공지능(AI)·데이터 등 연구개발(R&D)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LG는 혁신 기술 개발을 비롯해 인재 육성·영입, 상품화, 윤리까지 AI 분야의 전주기 프로세스(일이 처리되는 경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2020년 설립한 LG의 AI 싱크탱크인 LG AI 연구원은 미시간대(미국), 서울대(한국), 토론토대(캐나다)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글로벌 연구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LG AI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 2.0′을 공개했다. LG AI 연구원이 2021년 12월 첫선을 보인 ‘엑사원’의 진화된 버전이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콘퍼런스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LG 제공

엑사원 2.0은 약 4500만 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 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모델로 개발됐다. 학습 데이터양은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같은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83% 단축해 비용을 약 66% 절감했다.

LG AI 연구원은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엑사원의 3대 플랫폼인 유니버스(언어), 디스커버리(난제), 아틀리에(창작)를 공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다른 대화형 AI와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한 답변을 생성한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초거대 AI가 질병, 에너지와 같은 세상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플랫폼이다. 엑사원이 논문·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수식과 표, 이미지까지 스스로 학습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텍스트와 이미지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엑사원의 멀티모달(MultiModal·텍스트·음성·이미지·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 특성을 살려 사람과 AI가 협업해 창의적인 디자인을 생성하는 플랫폼이다. 엑사원 아틀리에를 활용하면 제품의 이미지를 입력해 마케팅 문구를 생성하거나 특정 동물의 이미지를 입력해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할 수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엑사원'의 3대 플랫폼 중 하나인 '디스커버리'를 발표하고 있다./LG 제공

LG AI 연구원은 LG 계열사 및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실제 산업 현장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066570)는 주 단위로 국가별, 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한다. LG이노텍(011070)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했다.

LG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LG 에이머스’를 시작한 뒤 6000명에 달하는 교육생을 배출했다”며 “AI 성공의 핵심은 인재라고 생각하고 AI 인재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