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현장에서 맞춤형 고성능 AI를 개발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불량률이 낮아 결함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결함 데이터를 합성하고 이를 이용해 AI를 학습시켰습니다.”
지난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4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기업의 AI 도입을 돕는 스타트업 슈퍼브에이아이의 김현수 대표는 제조현장에서 인공지능(AI)을 도입한 사례를 설명하며 “생성형 AI로 합성한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 불량품 및 결함 검수, 화재 사고 등 특수 상황에서의 인지 정확도가 약 30% 가까이 개선되는 등 성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해 초정밀 제조 공정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스타트업 알티엠(RTM)은 제조 설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보고 불량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정 중단을 최소화하고 수율(투입 수에 대한 양품의 비율)을 높여 비용 절감을 돕기 위해서다. RTM은 창업자들이 근무했던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공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박진우 RTM 부대표는 “설비 내 수백 개의 센서에서 나오는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의 시계열 데이터를 학습하면 잘못된 알람을 줄이면서 과거에는 찾지 못했던 미세한 차이를 찾을 수 있다”며 “실제 반도체 공정 설비에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 6~7개월 정도의 양산 라인 테스트를 마치고 글로벌 반도체 팹(제조 시설)에 투입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박 부대표는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외 반도체 회사 사이에서 인공지능 진단 설루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향후 3~5년 사이에 자율제조 혁신 공장으로 가는 특이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에는 AI에 기반한 공정 최적화 설루션을 선보인 곳이 많았다. 서울대 기계공학부 윤병동 교수가 창업한 원프레딕트는 전력·석유·가스 등의 제조 설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로 현 상태를 진단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가디원(Gurdione)’을 전시했다.
글로벌 자동화 기업들도 대규모 전시 공간을 제조 AI라는 주제로 꾸몄다. 지멘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해 개발한 생성형 AI 기반 산업용 코파일럿 설루션을 선보였고, 미쓰비시전기 오토메이션은 숙련된 작업자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AI 분석 소프트웨어(MELSOFT MaiLab)를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