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500원짜리 요금제를 내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콘텐츠를 보다 보면, 광고가 나오고 우측 상단에 ‘광고 정보 더 보기’ 버튼이 뜬다. 이를 누르면 아웃링크(광고주 페이지)로 연결된다. 이용자는 평소 관심 있는 제품·서비스가 뜨면 클릭 한 번으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광고주는 효율적으로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경쟁사인 넷플릭스가 제공하지 않는 기능이다.
국내 OTT 중에선 처음으로 지난 4일부터 광고요금제를 도입한 티빙이 다양한 광고 상품으로 소비자와 광고주를 공략하고 있다. 광고요금제는 영상 시청 전이나 중간에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기본요금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최근 OTT 가격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요금제는 콘텐츠를 위해 복수의 OTT를 구독하는 이용자들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티빙은 또 동일한 광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이용자들의 피로를 개선하면서도 광고주엔 도달자 수 극대화를 약속하는 ‘리치(도달자 수) 보장 패키지’도 내놓고 있다. 기존에 몇초씩 노출하는 광고와 달리 기업들이 브랜드를 콘텐츠로 풀어낼 수도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레이서들의 세계 무대 도전기를 담은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 ‘더 퍼스트(The First)’를 티빙에 단독 공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2년 11월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광고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도 다양한 상품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광고 대행사 나스미디어(089600)에 따르면 사용자가 특정 브랜드 광고를 일정량 이상 보면 이후엔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킵 와칭 애드(Keep Watching Ad)’를 선보일 예정이다. 예를 들어 1~3회까지 보면서 광고를 끝까지 봤다면 4회 이후부터는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보는 식이다.
또 콘텐츠 재생 중 사용자가 5초 이상 일시 정지했을 경우 주요 상품 이미지를 노출하는 ‘포즈 애드(Pause Ad)’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중 하나의 브랜드가 하나의 콘텐츠 광고를 독점하는 ‘싱글 타이틀 스폰서십’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4′에서 전자상거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광고 형식 ‘게이트웨이 숍(Gateway Shop)’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중간광고 시간대 시청자들에게 15~30초 분량의 광고가 나오는 동안 화면 내 광고 제품 설명, 가격, 쇼핑 사이트로 연결되는 QR코드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화면 내 ‘폰으로 보내기(Send to Phone)’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이메일로 제품 정보를 보내준다. 최근 콘텐츠가 올라오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커머스로 연결되는 수요가 큰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디지털 광고 대행사 메조미디어의 ‘OTT 업종 분석 리포트’에 지난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5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2027년 7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OTT 구독·해지를 좌지우지하는 두 가지 대표 요인이 콘텐츠와 요금인 만큼 이들은 스포츠 중계권 등으로 구색을 넓히는가 하면, 광고요금제를 도입해 소비자 부담을 더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