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함께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일으킨 세 번째 ‘조카의 난’이 일단락됐다. 박 회장 조카인 박 전 상무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자사주 전량 소각 등 주주제안을 냈지만, 주총 표 대결 문턱을 넘지 못했다.

22일 서울 중구 금호석유화학 본사에서 제47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석화는 22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스에서 제 47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번 주총에서 표 대결이 예상된 박 전 상무 측 주주제안은 모두 부결됐다. 박 전 상무 측이 제안한 안건은 ‘주총 의결(이사회 없이) 만으로 자사주 소각 가능토록 정관 변경’, ‘자사주 약 525만주(지분율 18.4%·7400억원) 전량 소각’, ‘감사위원회 사외이사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이다.

반면 회사 측 안건인 ‘2026년까지(3년 내) 자사주 약 50%(262만주) 소각’, ‘6개월 동안 소각 목적의 자사주 500억원 추가 매입(찬성율 74.6%)’,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최도성 한동대 총장(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선임(76.6%) 등은 가결됐다. 또 재무제표 승인·사외이사 2명 선임·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 회사 측 안은 모두 통과됐다.

주총에 앞서 사측이 우세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또는 손해를 끼칠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날에는 캐스팅보트인 국민연금까지 차파트너스 측 주주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박 전 상무는 두 차례 숙부인 박 회장에 반기를 들고, 경영권 분쟁에 불을 붙였다. 2021년 박 전 상무는 박 회장과 지분 공동보유·특수관계 해소를 선언한 뒤, 2021년과 2022년 주총에서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 등을 제기했는데, 당시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

지난해 박 전 상무는 별도 제안을 하지 않았다. 올해는 차파트너스에 주주권리를 위임하면서 전략을 ‘소액주주 권익 보호’로 재설정했지만, 주주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