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과도한 환경 규제로 인프라(기반 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0년대 초 일반 국민에 개방된 후 매년 수십만 명이 찾고 있지만, 청남대를 둘러싼 대청호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짓지 못하고 있다.
청남대 안에는 최소한의 먹거리를 제공할 식당조차 없다. 정식 주차장도 조성되지 않아 사람이 몰리면 인근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한다. 지난해 가을 청남대를 찾은 관람객들은 주변 문의사거리부터 청남대 입구까지 10㎞ 남짓한 거리를 3시간 넘게 이동해야 했다.
최근 충북도는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중부내륙지원특별법) 개정 지원 전담반(TF)을 가동했다. 지난해 말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당초 계획한 상수원보호구역·수변구역·특별대책지역 규제 특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부담금 감면 등 핵심 내용이 소관 부처 반대로 모두 빠졌기 때문이다.
중부내륙특별법은 환경 보호를 위해 규제를 받는 중부내륙 8개 시·도, 28개 시·군·구의 체계적인 발전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청주 지역을 방문했을 때 김영환 충북지사가 과도한 규제로 청남대 등이 겪는 불편을 토로한 것을 계기로 검토됐다.
대청호를 품고 있는 충북 지역은 상수도보호구역 규제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수도법 제7조에 따르면 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식당, 주차장 등 편의시설 조성이 제한된다. 행락·야영 또는 야외 취사 행위도 금지돼 있어 관람객을 위한 행사를 기획하는 데도 제약이 많다.
1983년 지어진 청남대는 과거 대통령 별장으로 쓰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청남대를 국민에 개방했고 매년 7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고 있다. 올해 개방 21주년이 된 청남대의 누적 관람객 수는 15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충북도는 청남대를 찾는 관람객이 꾸준히 느는데, 인프라 확충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관광자원으로서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본다. 지난 5년간 청남대를 찾은 관람객을 상대로 불만족 사항에 대한 설문조사한 결과 ▲주차장 확충 ▲편의시설 설치 ▲교통편 해결 ▲관람열차 운영 등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과거 대통령 별장으로 쓸 때 경호인력 등 수많은 사람이 청남대에 머물렀는데, 지금 일반 관람객은 간단한 음식조차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중부내륙특별법 개정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수질 오염을 저감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상수도보호구역 규제 개선을 위해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전기동력선 운행, 인도교 및 집라인(Zipline) 설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청남대 관광이 지금보다 활성화되면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청남대 측 의뢰로 충북개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남대를 찾는 관람객 100만명의 소비지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788억7000만원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