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스첨단소재(336370)가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한 데 이어 인적분할을 추진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동박(전지박)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로 있는 만큼 회사 몸값을 띄워 엑시트(투자금 회수)한다는 중장기 계획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달 29일 전지박과 첨단소재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추진하기로 했다. 분할을 통해 사업별로 성과를 인정받아 임직원,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각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적분할 추진 여부와 구체적인 계획은 연내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최근 솔루스첨단소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사업 개편에 나섰다. 회사는 바이오 소재 자회사인 솔루스바이오텍을 영국 특수화학소재 기업에 약 3500억원에 넘기고, 매각 대금은 해외 동박 공장 등 설비투자에 쓴다는 방침을 내놨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스카이레이크)를 이끄는 진대제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2020년 두산그룹 계열사였던 두산솔루스를 약 7000억원에 인수해 사명을 바꿨다. 당시 진 회장은 5년 내 회사 매출을 2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솔루스첨단소재 안팎에선 스카이레이크가 수년 안에 회사 몸값을 높여 다른 사모펀드나 민간기업에 매각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블라인드펀드 존속 기한이 7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7년까지는 엑시트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PEF가 만기를 1년씩 2회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솔루스첨단소재의 실적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방 시장 둔화와 중국발(發) 동박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다. 회사의 작년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4294억원이었으나 734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2022년에도 49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룩셈부르크(동박), 헝가리(전지박)에 해외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9월 캐나다에 첫 동박 공장을 착공했다. 올해 헝가리 제2공장이 양산에 들어가고, 캐나다 공장 양산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향후 헝가리, 캐나다 공장의 전지박 캐파(CAPA, 생산능력)를 각각 최대 연 10만톤(t), 연 6만3000t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올해 솔루스첨단소재가 제시한 연간 매출 목표는 전년대비 47% 증가한 6300억원이다. 사업별 예상 매출은 전지박 3300억원, 동박 1850억원, 전자소재 1150억원이다. 전지박 추정 매출은 전년대비 113% 성장한 수치다. 헝가리 2공장 양산, 기존 고객사 추가 계약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