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인해 기업들의 보수적인 채용 기조가 강화되면서, 단기간에 퇴사할 가능성이 높은 S급 인재보다 A급 인재를 뽑은 뒤 채용을 유지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준원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 지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 제공

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월터스는 2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4 디지털 연봉조사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신규 채용보다 기존 인원을 유지하기를 선호하며, 채용 시에는 기술역량 이외에도 팀 미팅, 커피챗 등을 통해 지원자의 협업 태도와 소통 능력 등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테크 분야의 경우 1인 개발팀이 늘어 주도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김선우 컨설턴트는 “올해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유료화 및 서비스 확장 운영에 관한 능력이 선호될 것”이라고 했다. 또 국내외 테크기업이 인원을 감축하면서 기업은 15% 안팎의 연봉 인상률로 고급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무 부문에선 경영·재무 분석을 통한 비즈니스 조언과 제안이 가능한 인재 수요가 늘고 있다. 조미림 컨설턴트는 “특히 기업공개(IPO) 전문가 신규 채용 시에는 기존보다 30% 높은 연봉을 제안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 분야에서는 지적재산권과 특허 담당자, 변리사, 준법경영 전문가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성공적 인재 유지를 위해서는 연봉 못지않게 비급여성 복지 제공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월터스의 조사 결과, 지원자들은 이직 시 성과급(84%)이나 스톡옵션(36%) 외에도 ▲자율출근·원격근무(48%) ▲자녀 학자금(30%) ▲장기휴가·안식년(26%) 등 복리후생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역시 지난해 직원 유지를 위해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55%) ▲복리후생 개선(50%) ▲직원 웰빙 증진(36%) 등의 노력을 했다고 답변했다.

최준원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 지사장은 “기업들은 실무적 전문성을 넘어 폭넓은 시야로 전체를 조망하고 이해관계자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스킬을 높이 사고 있다“며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하면서 당장 채용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채용 전문 컨설턴트와의 지속적인 파트너십 등을 통해 유능한 인재 풀과 업계 소식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로버트 월터스 2024년 산업별 인기 직무 연봉 전망. /로버트 월터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