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개인 멤버들의 눈부신 활약과 더불어 역대 국내 최다 앨범 판매량의 기록을 세운 세븐틴을 비롯해 해외 유수 매체들로부터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으로 전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뉴진스와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르세라핌 등 하이브의 아티스트들은 다시 한 번 도약하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26일 하이브(352820) 박지원 대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자리에서 육성이 아닌 인공지능(AI)이 만든 목소리로 이같이 말해 화제가 됐다. 하이브가 지난해 인수한 수퍼톤의 음성 합성(text to speech·TTS) 기술을 공식 선보인 것이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사업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유하는 국내 상장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TTS를 선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결정은 박지원 대표의 아이디어라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민한 자리에서 TTS를 선보인 것은 그만큼 수퍼톤의 기술력과 서비스에 자신 있다는 것”이라며 “TTS로 만들어진 목소리가 실제 육성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웠다”고 평했다.
수퍼톤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 거북이, 임윤택의 목소리를 재구현한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자체 제작) 시리즈 ‘카지노’에선 주인공 배우 최민식의 젊은 시절 목소리를 구현했고, 2023년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는 마스크를 쓰면 새로운 인격으로 변하는 주인공을 강렬하게 묘사하기 위해 새로운 음색을 입히기도 했었다.
이날 하이브는 지난해 매출액 2조1781억원, 영업이익 29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24.9% 각각 증가한 것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다.
핵심 아티스트인 BTS 멤버 7명 전원이 입대한 만큼 하이브는 다수의 아티스트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신인 투어스((TWS)를 시작으로 아일릿, 캣츠아이가 줄줄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기존 아티스트들 또한 2분기부터 활발한 앨범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하이브는 항상 흔들리지 않는 비전을 견지하며 미래를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은 특정 아티스트·레이블의 의존도를 줄여 나가고자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레이블 간 경쟁과 협력이 이뤄지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