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지난해 승강기 신규 설치가 미미했음에도 승강기 업체는 교체 수요 및 유지관리 서비스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16일 승강기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017800)터는 지난해 2조605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2조1293억원보다 22.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1년 전 430억원보다 105.4% 증가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리모델링과 유지보수 부문의 성장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허브 개념도. /현대엘리베이터

9월말 결산 법인인 티케이엘리베이터(구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역시 2022년 4분기~2023년 3분기 영업이익이 189억원으로 1년 전(23억원)보다 대폭 개선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7009억원에서 7516억원으로 증가했다.

승강기 통계를 보면 신규 설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노후 승강기 규모는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작년에 신규 설치된 승강기수는 4만6944대로 2022년 설치량 4만6083 대비 1.9% 증가했다. 공동주택용 승강기의 지난해 설치량은 2만8750대로 전년 2만6820대보다 7.2% 증가했지만, 상업용 및 기타용도 승강기는 설치 규모가 감소했다.

건설경기 악화로 신규 설치 시장은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건설 수주총액은 65조9137억원으로 2022년 94조7096억원보다 30.4% 줄었다.

승강기 업체들은 교체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매년 2만~5만대씩 설치된 승강기의 교체 시점이 주기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교체 가능 연령에 들어서는 설치 15년 이상의 승강기는 한국에 총 25만5090대로, 전체 승강기 84만49대 중 30.4%에 달한다. 설치 25년 이상의 노후 승강기는 4만6892대로 전체 승강기의 5.6%다.

승강기 업체들은 교체 전용 모델을 출시하고, 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유지관리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수년간 현대엘리베이터는 ‘미리’, 오티스엘리베이터는 ‘오티스 원’, 티케이엘리베이터는 ‘맥스’ 등 첨단 승강기 유지관리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첨단 유지관리 서비스는 예방 정비, 정기적 부품 교체 등으로 고객에게는 안전성을 제공하면서 승강기 업체에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