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 두산(000150), 효성(004800) 등이 뛰어든 액화수소플랜트가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 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 액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상용차 시장을 필두로 수소모빌리티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를 극저온 상태(-253℃)로 냉각해 액화한 수소다. 기체 상태보다 부피를 80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어 운송 효율이 높고 충전 속도가 빠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투자·시공에 참여한 창원 액화수소플랜트는 최근 준공식을 개최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총사업비 950억원이 투입된 해당 플랜트에서는 하루 5톤(t)씩 연간 최대 1825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액화수소 5t은 수소버스 2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완공 시점에 맞춰 경상남도, 창원시와 함께 액화수소 충전소와 수소 버스 보급 확대를 추진해 왔다.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하고, 관내 기업들과 운수∙여행사들은 직원용 통근버스와 시내버스를 수소 버스로 도입하는 내용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창원 액화수소플랜트는 20곳의 액화수소 수요처와도 구매협약을 맺은 상태다.
SK E&S도 이르면 다음 달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를 완공한 뒤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지며 하루 90t, 연간 약 3만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공정을 대부분 마치고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 CJ대한통운(000120) 등과 협력해 공급망을 확보 중이다.
CJ대한통운은 경기도 군포·동탄·양지 지역 내 물류센터에 수소 지게차 및 화물차를 도입할 계획인데, 여기에 필요한 액화수소를 SK E&S가 공급한다. 이 밖에도 인천 지역에 보급되는 수소 버스 700대를 비롯해 서울(1300대), 원주(100대) 등 지자체의 수소 버스 전환을 돕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효성중공업(298040)은 독일 화학기업 린데와 함께 2021년 6월부터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에서 연산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SK E&S와 마찬가지로 올해 1분기 내 가동이 목표다.
효성 역시 액화수소플랜트 완공 시점에 맞춰 울산시 내 액체수소 충전소 설립을 시작으로 전국 약 30곳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를 세울 계획이다. 액체수소의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효성그룹은 액화수소 저장 용기의 높은 압력을 버티는 데 필수적인 탄소섬유를 효성첨단소재에서 생산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에는 지난해 기준 192곳의 수소충전소가 있으나 아직 액화수소를 공급하는 충전소는 없다. 올해 상반기부터 액화수소 생산이 본격화함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액화수소충전소 70개소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수소충전소는 기체 상태의 수소를 별도 장치를 통해 압축한 뒤 차량에 주입한다. 반면 액화수소는 특수 고압 탱크와 차량 간 압력차 덕분에 충전 속도가 4배 이상 빠르고 재충전에 필요한 시간도 짧다. 미국과 일본은 수소충전소의 액화수소 공급 비율이 각각 87%, 63%에 달한다.
글로벌 수소 생산 관련 산업 규모는 지난 2022년 1600억달러(약 210조원)에서 2027년 2635억달러(약 350조원)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화수소는 차량용을 비롯해 에어택시, 드론, 선박, 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며 “국내 수소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