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종류의 철도차량을 생산해 국내에 납품하는 현대로템(064350)이 철도 노선을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간 국내 철도사업은 각 지역 교통공사, SR 등 공기업·준공기업이 주도했으나, 정부가 민간 기업에도 신규 사업을 제안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29일 김포시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최근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의 차기 운영사 선정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김포골드라인은 2019년 개통 이후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이 운영해 왔다. 오는 9월 28일 계약 만료를 앞둔 김포시가 지난해 새로운 민간 위탁 운영사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고, 현대로템이 해당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향후 현대로템이 김포골드라인의 운영사로 선정되면 김포골드라인 운영 전반을 맡게 될 전망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열차 운행 제어뿐만 아니라 노선 관리, 요금 징수, 승객 유실물 및 민원 처리, 역사 청소 등 해당 노선을 운행할 때 필요한 모든 업무를 직접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020년 남서울경전철주식회사에서 발주한 신림선 경전철 운영과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하며 철도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 광주도시철도공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에 참여한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부터 신림선 운영과 유지보수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 최근 김포골드라인 운영사 선정 과정에서도 신림선 운영 경험을 통해 안전성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은 올해 완공을 앞둔 동북선 도시철도(왕십리역~상계역) 사업에서도 차량 납품뿐만 아니라 운영·유지보수 전반을 맡게 된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9년 관련 사업을 수주했고, 운영 개시일로부터 만 30년간 해당 노선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현대로템은 앞으로도 다양한 국내 철도 노선에서 사업 기회를 확장할 방침이다.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는 ‘민자철도 업계 간담회’를 열고 신규 철도 사업에서 민간의 참여 기회를 늘리도록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토부는 신규 노선 신설 및 기존 철도시설 개량을 민간에서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시·종점 연장과 지선 신설 등에도 민간의 참여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및 지방 지역의 급행철도, 일반철도, 트램 사업에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신규 철도 사업에서 민간의 참여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철도차량뿐만 아니라 철도차량을 제어하는 각종 통신·배전기기, 시스템 엔지니어링, AFC(요금징수 시스템) 등에 대한 턴키(Turn-Key·설계 및 시공 일괄 입찰) 설루션 납품 역량을 갖추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5월 하나은행과 민간 철도 사업 투자 공동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이미 국내에서 서울 9호선, 부산-김해 경전철, 인천 2호선, 김포 경전철, 동북선 경전철 등을 턴키 방식으로 수주한 경험이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민간 철도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