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002320)이 글로벌 사업 확대에 힘입어 4년 전 목표로 세운 ‘비전 2023′의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비전 2023은 한진이 2019년에 발표한 경영쇄신안으로, 올해까지 매출 3조원·영업이익 1200억원(영업이익률 4%)을 달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진은 신성장 동력인 글로벌 사업 처리 능력을 확장하고 내년 초 완공될 대전 메가 허브(HUB) 터미널을 통해 국내 택배 사업의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손민균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한진은 올해 누적 기준 매출 2조8405억원, 영업이익 124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0.3% 줄지만, 영업이익은 9% 성장한다. 비전 2023과 비교하면 매출은 소폭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률은 4.4%로 목표치를 상회한다.

한진의 목표 달성에는 지난 2020년 8월 문을 연 인천공항 GDC(글로벌 복합물류센터)의 역할이 컸다. 사무동 1980㎡(약 600평)와 창고동 1만7850㎡(약 5400평) 규모의 인천 GDC는 한진의 글로벌 사업 부문 1호 물류거점이다. 자체 특송 수입 통관장으로 통관·분류 절차를 간소화해 배송 속도를 높였다.

인천 GDC의 처리 물량은 당초 하루 2만건, 월 60만건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월 특수 통관장 증설로 월 처리량을 110만건 수준까지 늘렸다. 한진은 늘어나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수요에 발맞춰 인천 GDC의 월 처리능력을 내년에 220만건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물류 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해외 직구액은 4조79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9800억원)보다 20.4% 늘었다.

한진의 인천공항 GDC 내 특송 수입 통관장에서 해외 상품들이 스캔과 엑스레이 촬영을 거치고 있다. /권오은 기자

지난해 노삼석 한진 대표와 조현민 한진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목표로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진은 향후 풀필먼트 및 인프라 분야에 8000억원,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15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을 투자해 미래 성장 기반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진은 내년 1월 사업 개시를 앞둔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HUB)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진이 약 2800억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대전 스마트 허브는 연면적 14만9110㎡(약 4만5105평) 규모로, 하루에 택배 약 170만건을 처리할 수 있다. 한진은 수도권과 경부·호남 주요 지역의 택배 물량을 대전 스마트 허브에 집결시킨 뒤 배송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진은 “대전 스마트 허브가 가동을 시작하면 하루 평균 소화 물량이 200만건에서 288만건까지 늘어나고, 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550억원, 240억원씩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SMART Mega-Hub) 터미널 조감도. /한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