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2021년 12월과 올해 8월에 이어 내년에도 부산에서 인도로 가는 새 컨테이너 정기선(Liner) 서비스를 출시한다.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인도를 찾는 기업이 늘면서 해운 물동량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HMM이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HMM은 올해 8월 부산~인도~지중해를 잇는 단독 서비스를 새로 시작했다. 인도 내 기항지는 현대차(005380) 공장이 있는 남동부 첸나이 인근의 카투팔리항, LG전자(066570)와 HD현대건설기계(267270) 공장이 있는 서부 푸네와 가까운 나바셰바항(JNPT),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치적 고향이자 급성장 중인 북서부 구자라트 문드라항이다. 애초 1만1000TEU급 선박이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수요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8600TEU급 선박이 투입되고 있다.
이에 앞선 2021년 12월 HMM은 부산에서 출발해 인도 카투팔리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을 경유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다녀오는 5000TEU급의 극동~남미동안 단독 노선을 출시했다. 지난달 26일 인도 뭄바이 사무실에서 만난 김이섭 HMM 인도법인장은 “회사가 인도에 진출한 이후로 가장 바쁜 때 같다”면서 “이렇게 매년 새 서비스를 내놓는 일은 1996년 대리점 형태로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2005년 설립된 HMM 인도 법인은 서남아시아 지역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전세계 시장에서 필요한 선하증권(B/L·화주와 선박회사 간 해상운송 계약에 의해 선박회사가 발행하는 유가증권) 등 해운업 관련 문서들을 생산·관리하는 글로벌도큐먼트센터(GDC)를 산하에 두면서 약 300명의 현지 직원을 두게 됐다. HMM은 기항지의 터미널 운영사(GTO)인 아다니 그룹, PSA인터내셔널 등과 협력하면서 현지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 해운 물류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대표적인 컨테이너항 중 하나인 나바셰바항의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2회계연도 기준 605만TEU로 전년 568만TEU 대비 6.44% 증가했다.
인도는 물류 인프라가 부족하고 에너지 가격이 높아 물류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13%를 차지할 정도로 비싸다. GDP 대비 7% 수준인 선진국은 물론, 9~10% 수준인 다른 신흥 국가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제조 기지로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김이섭 법인장은 “인도 주요 항구인 나바셰바는 수심이 깊지 않아 1만8000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은 기항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21년부터 100조 루피(약 12억 달러) 규모의 국가인프라부흥계획(PM Gati Shakti)을 세워 인프라(기반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약 7500㎞의 긴 해안선을 활용하면서 육상 운송을 보완할 수 있는 해운 분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15년부터 추진 중인 항만 부문의 사가르말라 개발계획(Sagarmala and Inland waterways)을 통해 6개의 새 대형 항구를 개발하고 육운과의 연결성을 강화하며, 갠지스강 등의 내륙 수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법인장은 “인도는 ‘탈(脫) 중국’이라는 흐름의 수혜를 얻고 있다. 인도 내 시장은 성장하고 주요 다국적 기업도 인도로 진출하고 있다. 그만큼 물동량 성장세가 가파르고 글로벌 해운사들도 인도 사업에 적극적이다. HMM도 꾸준히 인도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인도 전문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