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진출을 추진하는 스타트업이 늘면서 액셀러레이터(AC·초기 유망 기업에 투자, 멘토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획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펀드를 조성하거나 지원기관과 협의해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운영사인 사나빌 인베스트먼트와 벤처투자조합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씨엔티테크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AC 업계에서 3년 연속 투자 건수 1위를 기록한 곳이다. 씨엔티테크와 사나빌 인베스트먼트는 공동 펀드를 조성해 모빌리티, 물류, 스마트팜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UAE를 방문했던 엔피프틴파트너스(N15파트너스)는 UAE에서 활동하는 벤처캐피털(VC)인 쇼룩(shorooq)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두 회사는 스마트시티 분야 스타트업를 함께 발굴하고 있으며, 공동 펀드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쇼룩파트너스는 2016년 UAE에서 설립된 VC로 UAE 내 아부다비, 두바이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파티스탄 총 5개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중동 지역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중동 진출을 원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
N15파트너스는 작년 12월에도 주한 UAE 대사관과 함께 유망 스타트업의 UAE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인 '에코브릿지'를 운영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한 뒤 UAE 현지 투자기관을 모아 기업설명회(IR) 대회를 열었다. IR에는 메타버스·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했다.
국내 VC인 넥스트웨이브벤처파트너스도 사우디 AC인 느무헙과 손잡고 국내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과 투자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느무헙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사무소를 둔 기업으로, 현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초기 자립을 위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넥스트웨이브 관계자는 "공동펀드 조성을 추진하면서 느무헙 측에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투자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자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중소벤처기업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KVIC)는 지난 6월 사우디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1억5000만달러(1954억원) 규모의 펀드에 1000만달러(130억원)를 출자했다. 양국은 공동펀드를 운용하면서 한국 기업에 최소 1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 6월 공동펀드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지난달에는 한국 스타트업 12곳을 리야드로 초대해 IR을 개최했다"면서 "양국의 VC와 AC가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