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079160),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 ‘빅3′의 3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해외 상영관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CGV는 영업이익이 급증했지만, 상영관 수가 적거나 해외 진출을 하지 않은 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실적이 악화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GV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076억, 영업이익은 305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대비 0.6%, 296.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 이후 5년 6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래픽=손민균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악화됐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의 매출은 전년대비 18.2% 감소한 1540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30억원을 기록했다. 메가박스의 3분기 매출은 6.8% 줄어든 716억원이었고,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부진 이유를 해외에서 찾는다. CGV는 3사 중 해외 상영관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국 외에도 중국·튀르키예·베트남 등 6개국에 상영관 383곳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롯데시네마는 베트남에만 44개의 상영관을 보유하고 있고, 메가박스는 해외 상영관이 없다.

국내만 보면 CGV도 실적이 하락했다. CGV의 국내 매출은 20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33.8%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과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크게 늘었다. 3분기 중국 매출은 9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튀르키예 매출도 18.0% 증가한 236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매출은 현지 영화 제작시장이 살아나고 헐리우드 영화가 흥행을 거두면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CGV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고주일척’, ‘소실적타’ 등 현지 제작 영화 매출을 중심으로 지난 7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튀르키예는 ‘오펜하이머’, ‘바비’ 등 헐리우드 영화가 흥행하면서 관람객이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영화관 매출은 모두 감소했는데, 해외 부문에서 CGV가 앞서면서 실적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성장세가 빠른 중국 시장에 CGV만 진출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