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K팝 팬덤(fandom) 플랫폼인 ‘위버스’와 디어유(376300) ‘버블’이 3분기(7~9월) 잇따라 성과를 올렸다. 팬덤 플랫폼은 좋아하는 아티스트 관련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소비하면서 팬 활동도 펼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말한다.

하이브(352820)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위버스는 아티스트와 팬 간 커뮤니티 기능을 넘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한 곳에서 모아 보고 콘서트 스트리밍(실시간 재생)도 즐길 수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의 공식 상품·앨범 등을 구매하는 커머스(상거래)까지 제공하는 ‘팬덤 수퍼 앱’을 지향하며 일단 사용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 디어유의 버블은 팬·아티스트가 1대1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서비스에 집중한다. 이런 팬덤 시장은 연간 8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위버스에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 활동, 예능 등 각기 다른 채널에 흩어져 있는 콘텐츠를 모아볼 수 있다. /위버스 캡처

8일 업계에 따르면, 위버스의 3분기 월평균 방문자 수(MAU)는 전 분기(950만명)보다 10% 증가한 1050만명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MAU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아티스트를 찾는 팬덤이 늘어난 데다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까지 대거 입점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까지 입점한 아티스트는 116개 팀이며 전 세계 245개국에서 위버스를 찾고 있다.

위버스는 하이브의 3분기 간접매출(1554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버스는 팬덤 구독 서비스인 ‘위버스 멤버십’ 출시를 당초 3분기에서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이지만, 유료 콘텐츠 시청, 아티스트와 팬 간 메시지를 주고받는 ‘위버스 DM’, 쇼핑 등에서 이미 일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위버스컴퍼니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위버스 매출액은 3077억원이었다.

그래픽=정서희

디어유는 3분기 매출액 204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99% 급증한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에프앤가이드(064850)와 키움증권 등에 따르면, 디어유는 4분기에도 230억원의 매출에 9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재차 실적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디어유가 성장하는 것은 ‘버블’ 구독자 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디어유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월 4500원을 내고 아티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팬들은 230만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9월 말 기준 버블 플랫폼에는 에스엠뿐 아니라 2대 주주인 JYP엔터테인먼트 등 114개 소속사, 254개 팀, 570명의 아티스트가 입점해 있다. K팝 아티스트뿐 아니라 인기 트로트 가수, 배우, 스포츠 선수 등도 입점 중이다.

디어유는 버블 구독료 외에도 지난 3일 자로 버블 내에서 쓸 수 있는 ‘트와이스’의 손 글씨 폰트를 700원에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수익모델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내년 2월엔 일본 최대 팬 플랫폼 엠업홀딩스와 설립한 합작법인(JV)을 기반으로 현지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 겸 기계공학과 교수는 “25세 이하 세대에서는 광고하지 않아도 팬덤만으로 콘텐츠나 상품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를 공략하는 엔터기업들의 전략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