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따른 수요 감소로 부진을 겪는 석유화학(석화) 시장에 반등의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3~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3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거나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곳이 늘고 있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연한 반등 추세라고 보긴 어렵지만, 바닥을 다지면서 불황의 긴 터널 끝에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 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3분기에 매출 4조4111억원, 영업이익 366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4분기 1659억원 영업손실을 낸 뒤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래픽=정서희

LG화학 화학부문은 2021년 3분기 1조869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작년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926억원으로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흑자 전환이 석화 업계의 반등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011170)도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 19곳이 집계한 롯데케미칼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5조762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한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2분기에 7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5개 분기 동안 쌓인 적자 규모만 총 9485억원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롯데케미칼 제공

작년 3분기에 5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효성(004800)도 올해 3분기에 4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그간 효성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아오던 효성화학의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효성화학은 3분기에 매출액 7117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 늘었고 영업손실은 대폭 줄었다.

효성의 베트남 폴리프로필렌(PP)·탈수소화(DH) 공장은 정기보수와 설비교체 이후 폴리프로필렌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덕분에 효성의 베트남 법인은 분기 기준 첫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동나이성 연짝공단의 효성 베트남 공장./조선DB

석화 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는 유가 상승으로 판매 단가가 높아지는 래깅 효과(Lagging effect·유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 석유제품을 판매했을 때 마진이 커지는 현상)의 영향 등으로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며 “시장이 완전히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고, 4분기 경기 상황에 따라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