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량이 많은 전국 주요 지역에 이용자가 20분 내외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급속 충전소를 보급해 국내 전기차 인프라 확대에 기여하겠습니다.”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 대표는 19일 전기차 급속 충전 네트워크 브랜드 ‘워터’의 신규 충전소가 들어설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워터 양양 서피비치’ 지소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최대 주주로 있는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지난해 11월 전기차 충전소 브랜드 워터를 출시했다.

김희성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 대표가 19일 신규 충전소 '워터 양양 서피비치' 개소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양양=정재훤 기자

워터는 주요 관광지·휴가지를 중심으로 내년까지 전국에 50개소·100대의 급속 충전 인프라를 보급하고, 2025년까지 충전소를 1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출시 이후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이미 국립백두대간수목원(경북 봉화군)·거제식물원(경남 거제시)·대천해수욕장(충남 보령시) 등 전국 각지의 주요 관광지와 교통 요충지에 충전소를 개소했다.

워터는 이달 중 양양 서피비치(강원 양양군)와 몽산포해수욕장(충남 태안군) 등에 추가 개소를 앞두고 있다. 또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중에는 서울·경기의 주요 국립공원 주차장에 충전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현재 북한산국립공원, 남한산성국립공원, 과천 렛츠런파크 경마공원, 연인산도립공원(경기 가평) 등에 충전소 용지를 확보했다.

워터의 충전소는 국산 낙엽송 집성재가 사용된 목제 캐노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철근·콘크리트 대신 목재를 사용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90% 이상 줄였고, 심미성(색상, 디자인 등 외관의 미적 기능)도 높였다. 유대원 브라이트에너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목제 캐노피는 개발에만 1년 이상이 걸렸다”며 “특수한 기술이 적용돼 충전소에 화재가 발생해도 겉면만 타고 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목제 캐노피가 적용된 '워터 양양 서피비치'의 모습. /양양=정재훤 기자

국내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 보급률은 아직 저조한 상태다. 전력거래소와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 보급 대수는 지난해 말 누적 기준 19만4000기로 집계됐다. 이 중 완속 충전기는 17만3000기로 전체의 89.4%를 차지한 반면 급속 충전기는 2만1000기로 10.6%에 불과했다. 완속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는 2.2대지만, 급속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는 18.9대 수준이다.

환경부는 급속 충전기 구축 지원 예산을 올해 1425억원에서 내년 2325억원으로 약 1.6배 늘렸다. 워터는 올해 환경부가 공용 급속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선정하는 ‘무공해차 전환 브랜드 사업’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워터의 급속 충전기를 통해 테슬라 전기차를 충전하는 모습. /양양=정재훤 기자

워터는 200㎾(킬로와트) 급속 충전기를 보급하고 있는데, 이는 승용 전기차의 배터리를 약 20분 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유 CIO는 “향후 충전소 부지 내에 카페, 화장실 등 편의 시설도 입점시킬 계획”이라며 “운전자가 플러그를 꽂고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차에 돌아올 때쯤이면 배터리가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성 BEP 대표는 “BEP는 태양광 발전에 기반한 민간독립발전회사(IPP)로 출발해 그간 전력 생산에 초점을 맞췄지만, 워터를 통해 전력 판매 사업에도 진출하게 됐다”며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저장, 판매를 아우르는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