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가 산업용 자율주행로봇(AMR·Autonomous Mobile Robots) 시장 진출을 앞두고 시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과 경쟁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데 주안점을 뒀다. 중국산 제품 가격은 국내 제품의 50~70% 수준이다.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로보월드 행사장에서 만난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는 “내년 3월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 양산품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AMR을 개발 중”이라면서 “중소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가격대에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중국 제품이 장악한 AMR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품질과 서비스에서 차별성을 갖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회사 구성원들에게 ‘WKC를 추구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 WKC는 세계적 품질(Word Class Quality), 한국의 서비스(Korean Service), 중국의 가격(Chinese Price)이란 뜻이다. 이는 로봇 플랫폼을 국산화하겠다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자 오준호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창업 정신이자 기술 철학이기도 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로보월드에서 최초로 전시한 AMR 시제품은 최대 300㎏의 중량을 적재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함께 공개한 서빙로봇 양산품에 적용된 주요 기술이 AMR 제품에도 적용됐다. 생산·물류 현장에 적합하도록 로봇 몸체를 저상형으로 만들고 높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했다. 제품 주요 기능의 개발은 종료됐고, 양산을 앞두고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기 위해 외관 등을 다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가반하중 600㎏ 제품도 내년 봄 전시에서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AMR은 자체 센서를 갖춘 자율주행로봇이다. 장애물이 등장하면 최적의 대체 경로를 스스로 탐색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사용자가 지정한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무인운반차(AGV)보다 유연하다. AGV는 물류 창고에서 많이 쓰이지만, AMR은 백화점이나 전시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협동 로봇(로봇 팔)이나 서빙 로봇과 달리, 산업용 AMR 시장은 아직 한국 대기업들의 참여가 제한적이다. 한국 유진로봇(056080), 트위니 등이 제품군을 갖고 있으나 시장은 중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 계열 로봇 회사들은 AMR 제품군을 확보해 조만간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최근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 중 2250억원을 투입해 유럽이나 북미 쪽 AMR 기업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생산현장 맞춤형 IMR(Industrial autonomous Mobile Robots) 제품으로 관련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위아(011210)는 지난해말 AMR 제품군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