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미디어아트가 더 다채로워지고 있다. 빔프로젝터를 활용한 평면적인 실내 전시를 넘어, 건물 전체를 미디어아트로 뒤덮거나 수십 m 높이의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때로는 전시 공간 전체가 작품이 된다.

2022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유정원' 단체전. /수무 제공

수무는 조경, 입체, 영상, 음향, 인터랙티브 작업을 통해 전시와 공연, 상업 공간 인테리어를 하는 3년 차 예술기업이다. 자연을 주제로 삼는다. 실내외 공간에 각종 식물과 돌, 이끼를 활용해 조형물을 만들고 여기에 조명과 영상, 음향 등을 더해 작품을 완성한다. 음악, 영상 예술, 연출, 조각 전문가로 꾸려진 작가들은 프로젝트마다 적합한 조합을 꾸려 ‘녹음’이라는 팀으로 함께 작품을 만든다.

작년에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가장 조용한 집’ 전시를 열었다. 전시는 전북 무주의 70년 된 귀틀집(통나무를 쌓아 올려 벽을 삼은 집)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했다. 수무는 총 17톤(t)의 모래와 슈퍼미러로 언덕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었고 여기에 영상과 조명을 활용해 나무, 시냇물, 풀, 벌레 등을 투사했다. 영상 음악엔 귀틀집에서 채집한 소리가 쓰였다. 가수 이랑, 위 댄스, 휴키이스, 안다영 등 네 팀의 공연도 이곳에서 진행됐다.

부스트온(VOOSTON)은 특수시각효과(VFX) 중심의 미디어아트를 제작한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여러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작했다. 건물 외벽에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설치하거나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 파사드’뿐만 아니라, 작품과 관객이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제작한다.

작년엔 인천국제공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실내에 초대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전시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27m 높이의 초대형 LED 미디어 타워를 세워, 마치 폭포수가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생생한 음향도 함께 재생됐다.

이 작품은 아나몰픽 기법으로 제작됐다. 아나몰픽 기법은 착시현상을 활용해 입체감이 있는 것처럼 눈을 속이는 기법이다. 미디어타워에는 폭포수 영상뿐만 아니라 반 고흐의 명작들도 영상으로 제작돼 전시됐다.

부스트온이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항에 설치한 폭포수 미디어아트. /부스트온

이같은 대규모 미디어아트 제작·전시는 일반 작가들이 시도하기엔 부담이 크다. 온라인 가상 전시 플랫폼 넷스트림에 따르면 전시를 준비할 때 가장 어려운 점(복수 응답)으로 ‘예산’(63.2%)과 ‘작품 이동 및 설치’(57.9%)가 꼽혔다. 전시장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는 ‘가격’(78.9%)과 ‘접근성’(73.7%)이 압도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에 미디어아트 전시의 접근성을 낮춰주는 온라인 설루션도 등장했다. 넷스트림은 전시 플랫폼 ‘넷스타리움’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에서 누구나 전시 공간을 제작하고 운영할 수 있다. 비용이 부족해 오프라인 전시 기회를 얻지 못한 작가가 큰 돈 들이지 않고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등 여러 대의 장치에서 작업이 가능하다.

넷스트림에 따르면 온라인 미술 시장은 2019년 6조9000억원(전체 미술 시장 대비 9%)에서 2021년 15조2000억원(전체 미술 시장 대비 28%)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편 수무와 부스트온, 넷스트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각각 주관·주최하고 투썬캠퍼스가 운영하는 2023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 유통 활성화와 예술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