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해상에서 원유·가스를 시추·생산하는 해양플랜트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가 수혜를 보고 있다.
3일 글로벌 조선·해운업 시장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원유와 가스, 해상풍력 등과 연계된 해양플랜트에 투자된 금액은 총 895억달러(약 121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올 연말까지 최종투자결정(FID)이 예정된 금액은 1705억달러(약 231조원)다. 지난 10년간 해양 프로젝트 투자 금액 중 최대 규모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이자 국내 상위 3개사 중 한 곳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지난 7월 호주 우드사이드 에너지사와 총 1조5800억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1기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010140)도 2014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오랜 기간 인도하지 못했던 원유 시추선(드릴십)을 지난달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해양플랜트 투자에 이어 원유 운반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원유 운반선은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총 41척(124만CGT)이 발주됐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10년 내 가장 많은 유조선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운반선 발주량은 조선업 침체기였던 2018년에는 18척(55만CGT)에 그쳤고,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13척(39만CGT), 11척(33만CGT)으로 떨어진 바 있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 운반선에서는 경쟁국인 중국·일본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