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오만에서 친환경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국내 녹색 산업 수출을 위해 중동 지역에 힘을 쏟는 가운데,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민간 부문 협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만에서 대규모 그린수소(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수소) 사업을 따낸 컨소시엄은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는 삼성엔지니어링,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이 참여했다. 국내 기업 외에 프랑스 신재생에너지 기업 엔지, 태국 자원 탐사 기업 PTTEP도 참여한다.

지난 1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산업전시회 H2 MEET 2023에 전시된 포스코홀딩스의 '오만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디오라마 모형. /뉴스1

국내 기업들은 지난 6월 오만 정부가 조성하는 그린수소 생산플랜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오만 정부는 수도 무스카트에서 남서쪽으로 약 450㎞ 떨어진 두쿰 경제특구 지역의 약 340㎢(약 1억평) 부지에 5기가와트(GW) 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서울시 면적의 약 절반에 달한다.

그린수소는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든 청정수소다. 오만을 비롯한 중동 국가는 산유국이지만 대체 에너지원으로 그린수소를 주목하고 있다.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고, 일조량이 많아 태양광 발전을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은 2027년 관련 플랜트 및 생산설비 착공에 나서 2030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그린수소는 연간 22만톤(t) 규모가 될 전망이다. 컨소시엄은 향후 약 47년 동안 해당 프로젝트 독점 개발 및 생산권을 확보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추진하는 해외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중 최대 규모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8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그린수소 사업 외에도 국내 기업이 오만에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을 수주한 사례는 또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3월 현지에서 6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따냈다. 국내 기업이 중동에서 국제 입찰로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을 수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신재생 에너지 등 녹색 사업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정부 임기 내 100조원 규모의 녹색 사업 수출·수주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8월 말 기준 수주 및 수출액은 약 14조원으로, 매년 20조원씩 채운다는 계획이다.

오만을 비롯한 중동 국가는 정부가 주시하는 곳 중 하나다. 환경부는 지난 8월 오만과 탄소중립 달성 및 녹색산업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국은 오만의 그린수소 인프라 구축, 수소충전소 설치, 수소 상용차 확대, 폐기물 에너지화 등의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발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