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신용평가, 지급결제와 같은 금융 인프라 사업으로 성장해 온 나이스홀딩스(NICE(034310))가 무인 주차장, 전기차 충전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만 30세를 맞은 ‘오너 2세’ 김원우 나이스홀딩스 디지털전략본부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위해 실적 다지기 작업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故) 김광수 전 회장이 한국신용정보라는 이름으로 1986년에 설립한 나이스홀딩스는 나이스평가정보(NICE평가정보(030190)), 나이스정보통신(036800), 한국전자금융(063570) 등 38개 종속회사를 둔 그룹사로 성장했다. 2011년 1934억원이었던 매출은 작년 2조7529억원으로 연평균 27.3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3억원에서 1452억원에서 연평균 10.9% 증가했다.

김 전 회장이 지난 2018년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현재 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장남인 김원우 본부장은 2020년 처음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김 본부장은 6월말 기준 나이스홀딩스 지분 24.61%를 가진 최대 주주다.

그래픽=정서희

나이스그룹 주력 계열사인 나이스평가정보는 신용평가업계 1위다.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줄 때 신용평가 정보를 이용한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올해 4월 네이버클라우드, 삼성카드(029780), 롯데멤버스, CJ올리브네트웍스 등과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만들었다. 김 본부장은 지난 7월 자신의 나이스홀딩스 지분 2.38%를 네이버파이낸셜에 매도하며 지분 동맹을 맺기도 했다. 금융업을 강화하는 네이버(NAVER(035420))는 신용평가 강자와 손잡고, 나이스그룹은 고객을 다변화할 수 있다.

나이스그룹은 전국 2만7000여대의 자동현금지급기(ATM)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무인주차 브랜드 ‘나이스파크’, 전기차 충전사업 ‘나이스차저’,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는 계열사 한국전자금융이 있다. 한국전자금융은 광명역 KTX, 수서 SRT, 부산 롯데월드, 용산 아이파크몰 등 전국 3500여곳에서 무인 주차장을 운영한다. 작년에는 무인 주차장 사업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나이스그룹은 나이스정보통신, 나이스페이먼츠, KIS정보통신, OK포스 등의 계열사를 통해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결제 대행을 담당하는 밴(VAN) 사업도 한다. 신용카드, 직불카드, 스마트카드 등 대금 결제 전산 시스템과 네트워크로 연간 342조원 규모의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룹 관계자는 “가맹점의 자금 흐름과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先) 정산(판매대금이 들어오기 전에 미리 돈을 빌려주는 것), 식자재 유통, 배달 등 가맹점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이스그룹은 화장품 정보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나이스그룹은 지난 2015년 11월 버드뷰 지분 51%를 119억원에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버드뷰는 지난해 19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으로 코스닥 입성을 고려했다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때로 상장 시기를 미룬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스그룹은 금융업으로 성장해 상대적으로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던 곳”이라며 “이종 산업간 데이터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어 속도감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