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산업가스사업부 분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산업용 산소·질소와 반도체용 희귀가스 판매를 앞두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산업용 산소·질소를 생산·저장·판매하는 산업가스사업부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산소와 질소는 철강 제품 가공 과정은 물론 반도체, 자동차, 조선, 화학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쓰인다. 산소와 질소, 아르곤 등 국내 산업용 일반가스 시장 규모는 2조~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포스코는 산업가스가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2021년 회장 직속으로 산업가스·수소사업부를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육성해 왔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출범과 함께 재편한 포스코 산업가스사업부는 2024년부터 연간 45만톤(t)의 산업용 산소·질소를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다. 대기업 간 직거래를 제외한 국내 산소유통시장 규모의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포스코가 산업가스사업부를 분리하려는 것도 사업 본격화와 맞물려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포스코는 산업용 산소·질소 저장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약 700억원을 들여 증설 공사에 나섰다. 포스코는 기존 포항제철소에 4만9000t, 광양제철소에 3만6000t 규모의 산소·질소 저장 탱크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연내 공사가 마무리되면 각각 6만t과 4만6000t으로 저장 용량이 늘어난다.
포스코 산업가스사업부는 희귀가스를 국산화해 판매·공급하기 위한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는 특수가스 제조 전문기업 티이엠씨(425040)와 협력해 지난해 연간 2만2000㎥ 규모의 네온(Ne)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광양제철소에 세웠다. 네온은 공기 중에 0.00182% 밖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희귀가스로, 반도체 노광공정(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기는 공정)에 쓰이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Excimer Laser Gas)의 원재료로 쓰인다.
포스코는 또 삼성전자(005930)와 손잡고 100% 수입에 의존하는 제논(Xe) 국산화에도 도전했다. 공기 중 약 0.000009%의 극미량만 있는 제논은 1㎥를 생산하기 위해 약 1000만㎥의 공기가 필요하다. 성인 50만 명의 하루 호흡량과 맞먹는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대형 공기분리장치 1기에서 나오는 잔여 가스에서 제논을 추출하는 설비를 개발 중이다.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제논 생산을 시작해 삼성전자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2027년까지 제논 추출 설비를 10기가량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 산업가스사업부는 제철 공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사업 역시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한국화학연구원, 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011170) 등과 CCU 기술을 바탕으로 부생가스(BFG)를 플라스틱 원료인 올레핀 제조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업가스 생산과 판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여러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분사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