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석산업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바이오디젤을 내세워 올해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바이오디젤은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일반 경유(디젤)와 달리 국내에서 사용하고 남은 폐식용유를 수거해 제조하기 때문에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이 적다. 신·재생에너지 연료 혼합의무화제도에 따라 현재 자동차용 경유에는 바이오디젤을 3.5% 섞어야 한다. 정부는 바이오연료의 국내 보급을 확대하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의무혼합비율을 상향하고 있다.

1965년 고(故) 한주일 회장이 노벨산업사로 창립한 단석산업은 폴리염화비닐(PVC) 안정제를 주로 만들던 회사였다. PVC 안정제는 PVC로 만든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필수 첨가제다. 단석산업은 이를 LX하우시스(108670), KCC(002380) 등에 납품하며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래픽=정서희

바이오디젤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고 한 회장의 아들인 한승욱 회장이 부사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2007년부터다. 1983년 단석산업에 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2004년 부사장에 올랐고 “위기일수록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며 바이오디젤을 미래 먹거리로 내세웠다.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경제가 언젠가 수명을 다할 것으로 보고 사업 중심축을 전환한 것이다.

현재 단석산업이 수거하는 폐식용유는 연간 14만톤(t)에 이른다. 결과물인 바이오디젤 양은 34만킬로리터(㎘)로 국내 최대다. 이를 국내 주요 정유사는 물론,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나 쉘 등 글로벌 정유사에 수출한다. 국내 바이오디젤 수출의 71%(2022년 기준)를 차지한다.

단석산업은 이외에도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급속 납으로 추출하는 재생연(재생납) 사업도 하고 있다. 이를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세방전지(004490), 델코, 한국앤컴퍼니(000240), 현대성우쏠라이트 등에 납품한다. 바이오디젤과 함께 재생연 사업은 회사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PVC 안정제 사업을 기반으로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리튬이온배터리(LIB) 리사이클링 공장 착공을 시작하며 2차전지(배터리) 사업에도 첫발을 내디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2019년 369억달러(약 47조원) 수준이었던 리튬이온전지 시장 규모는 2024년 828억8000만달러(약 105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단석산업의 군산1공장 전경. 올해 말까지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증설 공사가 마무리되면 회사의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단석산업 제공

회사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이 희귀해 재활용 수요 역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재생연 사업에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으로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연을 만드는 군산1공장을 증설해 만드는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총면적 1995㎡(약 604평)에 연간 약 8000톤을 처리하는 규모다. 올해 말까지 공사를 마치고 시운전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바이오에너지, 폐배터리·플라스틱 재활용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순환경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석산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매출(5882억원)과 비교하면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6억원에서 733억원으로 늘었다.

7월 22일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60.7%를 보유한 한 회장(특수관계자 포함)이며 한 회장의 장남인 한수현 실장이 5%를 들고 있다. 한 실장은 플라스틱 리사이클산업본부 해외영업부 실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 중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지난 2021년 800억원 안팎을 투자해 지분율 34.3%로 2대 주주에 올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