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하반기 수출 실적이 상반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특히 10% 이상 증가를 전망한 중견기업은 22%에 달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2023년 하반기 중견기업 수출 전망 및 애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6월 12일부터 7월 4일까지 수출 중견기업 123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수출 확대를 전망하는 요인으로는 경기회복(47.3%)과 신규 진출 지역 매출 신장(26.4%)이 꼽혔다. 업종별로는 자동차·트레일러(90.0%), 기계·장비(80.0%), 도·소매업(78.6%), 식·음료품(77.8%), 전자부품·통신장비(75.0%) 등 순으로 수출 확대를 전망한 중견기업 비중이 높았다.
수출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중견기업은 26%였다. ‘글로벌 경기둔화 지속(75.0%)’, ‘통관·인증 등 무역 장벽(9.4%)’, ‘원자재 가격 상승(9.4%)’에 대한 우려가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견기업들은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53.1%)’, ‘수출국 다변화(34.4%)’ 등 전략을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출 현황을 보면 중견기업의 77.2%는 최소 3개 이상 국가에 진출했다. 미국(38.2%), 중국(15.4%), 일본(11.4%), 베트남(10.6%), 유럽(8.9%) 순이다. 수출국에서 경험하는 애로로는 ‘통관 등 행정 규제(30.1%)’,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해당국 수입 규제(22.8%)’, ‘현지 법률 정보 부족(17.9%)’, ‘인증 등 기술 규제(16.3%)’ 등이 꼽혔다.
중견기업 수출 시장 1순위인 미국에서는 ‘통관 등 행정 규제(25.5%)’, ‘해당국 수입 규제(25.5%)’, ‘현지 법률 정보 부족(25.5%)’ 등의 수출 애로가 있었고, ‘통관 등 행정 규제’가 중국(45.0%)과 동남아시아 및 인도(35.0%)의 1순위 수출 애로로 확인됐다.
수출 중견기업의 46.3%는 신규 시장 진출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하반기를 목표라고 밝힌 기업은 약 3분의 2에 달했다. 중견기업들은 ‘기존 시장 포화(36.8%)’, ‘신사업 확대(19.3%)’, ‘전략적 입지 확보(17.5%)’, ‘거래사와의 협업 강화(17.5%)’ 등을 신규 시장 개척 이유로 꼽았다.
신규 진출 목표 시장으로는 유럽(15.8%), 미국(14.0%) 등 이외에 베트남(15.8%)과 중국(12.3%), 인도(12.3%), 인도네시아(12.3%)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중견련 관계자는 “최근 중국과의 교역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거대한 단일 수출 시장으로서 중국에 대한 중견기업의 진출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신규 진출 시장에 대한 정보량이 ‘부족하다(47.4%)’는 응답은 ‘충분하다(8.8%)’는 응답의 다섯 배를 웃돌았다. 중견기업들은 신규 진출 시장에 대한 정보 획득을 위해 ‘해외 진출 컨설팅(45.6%)’, ‘설명회 및 세미나(35.1%)’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견련 관계자는 “57.9%의 중견기업이 신규 진출 시장에 대한 정보를 주로 현지 바이어에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했다.
중견기업들은 수출 활성화를 정책으로 ‘보증 등 무역 금융 확대(26.1%)’, ‘공급망 지원 강화(25.2%)’, ‘수출 마케팅 지원(13.0%)’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중견련 관계자는 “연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재생하는 중견기업 특성상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직적인 무역 금융 정책은 중견기업의 가능성을 위축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라고 했다.
또한 “많은 중견기업이 1, 2차 협력업체로서 원자재를 최초로 수입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공급망 불안정은 중견기업에 가장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며 “공급선 다변화, 자체 기술 혁신, 소재·부품 재고 확보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미국·동남아시아 수출 중견기업은 ‘보증 등 무역 금융 확대’, 중국·일본 수출 중견기업은 ‘공급망 지원 강화’를 1순위 정책으로 지목했다.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는 자동차, 전자부품 중견기업이 ‘보증 등 무역금융 확대’, 식·음료품, 화학물질·제품 중견기업은 ‘공급망 지원 강화’ 지원 정책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