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가 25일 부산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기후테크 특별관을 마련했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탄소 감축과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혁신 기술을 말한다. 탄소중립 시대가 본격화하면 대표적인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탄녹위는 지난 3월 기후테크 벤처, 스타트업 육성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6월을 목표로 구체적인 육성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25~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마련한 기후테크 특별관 전경. /권유정 기자

탄녹위는 기후테크를 크게 ▲클린테크(Clean Tech, 에너지) ▲카본테크(Carbon Tech, 탄소포집·산업·물류) ▲지오테크(Geo Tech, 관측·기후적응) ▲에코테크(Eco Tech, 환경) ▲푸드테크(Food Tech, 농식품) 5개 분야로 구분했다. 기후테크 특별관에는 각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 아이솔라에너지(클린테크), 제이엠웨이브(카본테크), 나라스페이스(지오테크), 에이트테크(에코테크), 널담(푸드테크) 등이다.

이날 특별관에서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기후테크, 돈이 됩니다’라는 주제의 3분 강연도 진행됐다. 탄녹위 녹색중소벤처기업전문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부스를 마련한 국내 기업, 투자사 등 7명이 연사로 참가했다.

유서영 소풍벤처스 기후네트워크 TF팀장은 기후테크 산업이 200조원 규모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풍벤처스는 기후테크 투자를 선도하는 임팩트 투자사다. 지난달 기준 총운용자산(AUM)은 약 400억원으로 이 가운데 100억원을 기후테크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테크 투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탄소중립이 주요국의 필수 의제로 부각되면서 유럽연합(EU), 미국을 중심으로 기후테크 관련 투자가 이뤄져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유 팀장의 설명이다.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태양광 전기차 충전 솔루션 기업 아이솔라가 솔라루프 기술을 소개했다. 솔라루프는 지붕에 구멍을 뚫지 않고 태양광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법이다. 타공(구멍을 냄)이 없어 누수 방지, 단열 등 효과가 있다.

제이엠웨이브는 물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일반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사업을 한다. 에코테크 분야에서는 로봇 폐기물 분류 및 처리 사업을 하는 에이트테크 등이 강연을 맡았다.

류재호 에이트테크 전략기획이사는 “기후테크 시장이 200조원으로 커진다면 로봇 폐기물 분류 및 처리 사업은 10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현재는 로봇 기술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재활용 쓰레기 선별소를 완전 무인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오테크 분야에서는 디아이랩, 나라스페이스가 강연에 나섰다. 나라스페이스는 인공위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관측하는 기술, 디아이랩은 인공지능(AI)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 변화 등을 예측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청중들의 관심도 높았다. 금융권, 산업계, 학계 등 관계자들이 골고루 참여했고, 기후테크 기업 발표가 끝나면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강연 중간마다 마련된 퀴즈 이벤트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