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091810)이 올 1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다른 LCC와 달리 중대형항공기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향후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이 합병하면 중장거리 노선에서 입지를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68% 증가한 358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827억원으로 1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티웨이항공 항공기/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은 현재 중장거리 노선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다른 주요 LCC들과 사업 방향을 달리 잡고 있다. LCC 업계 탑승률 1위인 제주항공(089590)은 중대형항공기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중장거리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등 중·단거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LCC로는 처음으로 호주 시드니 노선에 취항했다. 티웨이항공의 A330-300은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미국 하와이, 동유럽까지 운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티웨이항공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내년까지 A330-300을 포함해 총 6대 이상의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중·장거리 노선 슬롯(공항이 항공사에 배정하는 항공기 출발‧도착 시간)이 시장에 풀린다. 대한항공은 현재 경쟁당국이 제기하는 노선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중장거리 노선을 뱉어낼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티웨이항공이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 한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사들은 대부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기재를 처분하며 몸집을 줄였지만, 티웨이항공은 오히려 대형항공기를 들여오며 기재 대수를 25대에서 30대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무리수를 둔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티웨이항공은 기재 유지 등 지출 부담으로 지난해 4분기에 주요 LCC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의 기재도입이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한다. 일본 하늘길이 열렸던 지난해 11월부터 국제선 수요가 폭발하며 항공사들은 다시 기재도입에 나섰으나 전세계 항공사가 앞다퉈 기재 계약을 맺다 보니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항공사들이 다시 몸집을 불리고 싶어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재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티웨이항공의 올 1분기 탑승률은 94%로 LCC 2위를 기록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장거리를 무리 없이 날 수 있는 항공사가 많지 않다. 티웨이항공은 다른 LCC와 전혀 다른 사업 모델로 밀고 나가려는 분위기이다. 기재 수를 고려하면 티웨이항공 역시 합병 이후 슬롯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건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