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이 인공지능(AI)과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해 ‘쇳물 예비처리 공정’을 자동화했다고 12일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고로(용광로)에서 만든 쇳물의 성분을 조정하는 제강 공정은 철강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주요 공정으로 꼽힌다. 특히 제강 공정의 시작인 예비처리 공정에서 쇳물의 불순물인 슬래그를 일차적으로 제거하고, 철강을 깨지기 쉽게 하는 황 성분을 조절한다. 쇳물 위를 거품처럼 떠다니는 슬래그를 제대로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 예비처리 설비(스키머)가 슬래그를 자동으로 제거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슬래그를 제거하기 위해 거대한 삽처럼 생긴 ‘스키머’라는 설비를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현장 직원들이 모니터 화면을 통해 쇳물을 확인하고, 설비를 직접 운전했다. 작업자의 눈과 손, 감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작업자 간 편차가 있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이번에 완성한 예비처리 자동화 시스템은 현장 작업자들의 작업 방식을 AI가 학습해 자동으로 설비를 운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표량까지 최적의 경로를 짜서 슬래그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석회 투입부터 슬래그 제거까지 예비처리 공정을 한번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포스코는 내다봤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또 자동화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제강 공정 관리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쇳물에 떠 있는 슬래그의 양을 사람의 눈으로 추산해야 했지만, 앞으로 열화상카메라와 영상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슬래그 양과 위치를 정확하게 계측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불순물 제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쇳물 손실률을 줄이고, 불순물 제거량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DX(포스코ICT)와 함께 예비처리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 이승헌 포항제철소 제강부 부장은 “현장 여건과 작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모델을 더 개선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해 AI 기술이 현장에 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