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000670)그룹 계열사인 코리아니켈이 청산 절차를 밟는다. 니켈이 이차전지 핵심 광물로 주목받고 있지만, 코리아니켈의 설비는 이차전지용 니켈 제련에 활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금속업계에 따르면 코리아니켈은 이달 중으로 주주총회를 열고 청산 절차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 연내 청산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고려아연(010130)과 포스코그룹, 브라질 최대 광물회사 발레(Vale)가 합작해 회사를 세운 지 36년 만이다.
코리아니켈은 지난해 1월부터 울산 온산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발레와의 니켈 원재료 공급계약, 포스코그룹과의 니켈 공급계약도 모두 종료했다. 지분 역시 정리했다. 코리아니켈은 지난해 10월 발레(25%) POSCO홀딩스(005490)(14%), 포항공과대(5%)가 보유하던 자사주 지분을 437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말 기준 코리아니켈 지분은 고려아연(33.9%), 영풍(27.1%), 최내현 한국전구체·켐코 대표(10.4%), 영풍문화재단(5%) 등 동일인 및 동일인 관련자가 82.2% 보유하고 있다. 최내현 대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촌이다.
코리아니켈은 그동안 발레의 니켈 반제품을 제련해 포스코에 공급했다. 공장 가동을 중단한 지난해에도 매출 667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코리아니켈이 생산하는 니켈 제품은 스테인리스강(STS)에 쓰이는 것으로 이차전지용 니켈 사업과 다르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고려아연이 이차전지용 니켈 사업에 집중하려는 상황에서 코리아니켈의 설비를 활용하기 어려워 청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과 포스코그룹 모두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니켈 밸류체인(Value Chain·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LG화학(051910)과 손잡고 이차전지의 핵심 물질인 황산니켈을 제조·판매하는 켐코를 설립했다. 켐코로부터 황산니켈을 공급받아 이차전지 양극재의 전단계 물질인 전구체를 생산할 한국전구체도 합작법인으로 세웠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와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니켈 제련 합작사업 등의 협력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에 니켈 22만톤(t)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그룹은 호주 니켈 광산·제련 업체인 레이븐소프(Ravensthorpe Nickel Operation) 지분 30%를 인수해 니켈 자원을 확보하고, 뉴칼레도니아에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차전지용 황산니켈 정제공장을 짓고 있다. 또 지난달 중국 닝보리친과 인도네시아에 연간 6만t의 니켈 중간재(MHP)를 생산하는 공장을 2025년까지 세우는데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