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지주사 롯데지주(004990)를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주요 그룹 중 최초로 모든 상장사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의무화한 롯데그룹은 ESG 전담팀을 운영하며 투명한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에 발간한 롯데지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롯데 제공

롯데지주는 2021년 6월부터 유통, 화학 계열사와 함께 국산 폐페트병 재활용을 체계화한 플라스틱 선순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011170),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주요 계열사가 폐페트병의 분리 배출, 수거 및 가공, 재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롯데지주는 페트 회수 및 재활용 인프라 도입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9억원을 소셜벤처 ‘수퍼빈’에 지원하고, 수퍼빈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페트 회수 로봇을 개발·보급하며 수거된 페트를 원료화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 미래 배터리 소재인 바나듐을 이용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선보였다. 롯데케미칼의 CCU 기술은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활용한 실증 설비로, 2020년부터 실증 운영을 통해 탄소 포집용 기체분리막의 성능 검증을 마쳤다. 실증 과정에서 수집·분석한 데이터 및 운전 기술을 바탕으로 대산공장에 분리막 탄소포집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배터리로, 차세대 ESS용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 업체인 ‘스탠다드에너지’의 지분 1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약 650억원을 투자하면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롯데건설은 신소재 기술개발 벤처기업 위드엠텍과 함께 기존 콘크리트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9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콘크리트는 온도가 높을수록 높은 강도를 내지만, 고온 가열을 통해 1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0.9톤이 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친환경 콘크리트는 기존 콘크리트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 줄였으며, 아파트 시공 시 1000세대를 기준으로 6000톤 가량의 탄소 저감이 가능하다. 이는 나무 4만2000그루를 심는 효과다.

롯데월드타워 전경./롯데 제공

롯데마트는 2022년 6월부터 전자 영수증(스마트 영수증)을 발급받는 고객들에게 발급 건당 100원의 탄소중립 실천 포인트를 제공해주는 적립시스템을 도입했다. 종이 영수증을 발급하면 건당 약 3g의 탄소가 발생한다. 2021년 한 해 동안 롯데마트에서 발급한 전자영수증은 약 133만건으로, 롯데마트는 이를 통해 총 4톤 가량의 탄소를 절감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롯데는 2021년 한국 ESG기준원이 발표한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평가대상 상장사(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하이마트(071840), 롯데쇼핑(023530), 롯데정밀화학(004000), 롯데정보통신, 롯데제과)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롯데 관계자는 “상장사 이사회 내 ESG 위원회 설치, 전담 조직 구성 등 체계적인 ESG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