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004800)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 몰입 경영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객 몰입 경영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을 넘어 예측하지 못한 미래 요구까지 충족시키는 것이 골자다. 효성그룹은 특히 고객들이 높은 수준의 환경 인식과 책임을 기대하는 데 부응해 친환경 활동·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효성과 효성티앤씨(298020), 효성중공업(298040)은 지난해 12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해 한국수산자원공단, 거제시와 함께 경남 다대·다포리 해역의 잘피숲 보전 활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잘피는 대표적인 해양생태계 탄소 흡수원으로 꼽힌다. 해양생태계법에 해양보호생물로도 지정돼 있다. 효성그룹이 출연한 기금은 ▲잘피 분포 현황 및 서식 환경 모니터링 ▲잘피 보식 필요 장소에 이식 ▲바다에 버려진 폐어구 수거 등 해양 환경개선 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앞서 효성첨단소재는 전북 전주에 2급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전주물꼬리풀을 식재·보전하는 사업에 참여했고, 효성화학(298000)은 충북 청주동물원과 함께 국가보호종인 동물들의 행동풍부화 활동을 진행했다.
효성그룹은 리사이클링 사업을 통한 지속가능 경영도 이어가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섬유인 ‘리젠’을 만들었다. 서울시, 제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각각 ‘리젠서울’ ‘리젠제주’ ‘리젠오션’ 등의 섬유로 재활용해 자원 선순환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이른바 ‘리젠 프로젝트’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서울시를 비롯해 금천·영등포·강남구와 함께 폐페트병 약 900만개를 리젠서울로 재활용하기도 했다.
효성티앤씨는 또 울산공장에서 나일론 리사이클 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해중합 설비를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연간 3600톤(t)을 생산할 수 있는 해중합 설비는 바다에서 수거한 폐어망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제조한다. 효성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섬유뿐만 아니라 나일론 섬유 시장에서도 친환경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조 회장의 주문에 따라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creora® bio-based)’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의 원료를 자연친화적으로 바꾸면 화학적 에너지원의 사용이 감소하고, 탄소세가 줄어드는 만큼 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효성그룹은 기업문화도 친환경에 초점을 맞춰 바꿔나가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본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무실 개인 컵 사용’ 캠페인을 2년째 이어가고 있다. 캠페인에 따라 탕비실 등에 있는 종이컵과 일회용품을 없애고, 임직원들에게 개인 텀블러 구입비를 지급했다.
‘페트병 수거’ 캠페인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임직원들이 다 쓴 페트병을 모아내면, 친환경 섬유 리젠으로 만든 가방 등을 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본사 사업장에서만 약 9000개의 페트병을 모았고, 올해 울산, 구미, 대구 등 전국 지방 사업장으로 확대해 1만5000개의 페트병을 수거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