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업체 에코프로비엠(247540)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는 북미 양극재 공장을 비롯해 앞으로 추진할 사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마냥 함박웃음을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첫 삽을 뜬 유럽 공장, 충북 청주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조성 등 돈을 쓸 곳이 많아 자금 조달도 게을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086520)그룹은 캐나다 퀘백주 양극재 공장 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 국내 배터리 업체 SK온과 추진하는 1조원 규모의 합작공장으로, 상반기 안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 심사를 신청해 하반기에는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관련 기술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산업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해외 공장에서 쓸 수 있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그룹은 지난해 유럽 헝가리에도 양극재 공장을 조성하기 위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다. 헝가리 1공장은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이미 지어지고 있고, 제2공장은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는 CAM5N, CAM7에 이어 경북 포항을 중심으로 국내 신공장 증설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 힘입어 실적과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동시에 투자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에코프로그룹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640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대를 기록했는데 1년 만에 대폭 늘어난 것이다. 에코프로비엠 성장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에코프로그룹은 향후 R&D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에 배터리 소재 개발을 위한 R&D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방침인데, 캠퍼스 규모는 약 14만㎡(약 4만5000평)로, 투자금만 수천억 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전날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된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주겠다고 발표한 만큼 캠퍼스 조성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에코프로그룹은 해당 R&D 캠퍼스가 지방에 지어지는 만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시설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R&D 캠퍼스가 조성되면 배터리 관련 연구 시설이 한곳으로 집중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연구원 1000여명을 직접 고용해 지역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코프로그룹은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상장해 신규 공장 설립 등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양극재 핵심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이르면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업가치를 조(兆) 단위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LG, 삼성, SK등 배터리 3사의 성과급이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연봉의 최대 5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기본급 최대 870%), 삼성SDI(006400) 에너지솔루션사업부(연봉 최대 30%)와 달리 SK온은 적자가 지속돼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