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기업 10곳 중 4곳은 대출이자 규모가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는 ‘고금리 시대의 수출업계 금융 애로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제5회 무역산업포럼을 열고 23일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무역협회가 4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금융애로 실태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42% 이자 부담액이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초과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58%는 자금 사정 악화가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YONHAP PHOTO-1926> 한국무역협회, 제5회 무역산업포럼 개최 (서울=연합뉴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고금리 시대의 수출업계 금융 애로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제5회 무역산업포럼에서 개회사 하고 있다. 2023.2.23 [한국무역협회 KIT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3-02-23 10:48:48/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업들의 대출금리는 지난 2년간 3%포인트 가까이 올라,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 규모도 약 32조원 늘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수출 산업 생태계는 한번 무너지면 복원에 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 고금리가 산업 생태계 와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실태 조사에서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금융 지원 사항은 ▲금리 부담 완화 ▲신규대출 확대 ▲신용보증 확대 순이었다. 무역협회는 관련해 지난달 고정금리 대출 확대, 수출성장기업 대상 대출한도 상향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애로 정책건의문’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토론회에서도 정책적 대응을 바라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컸다. 서기만 베셀(177350) 대표는 “수주 후 납기 전까지 대금을 회수할 수 없어 자금 융통이 어려운데 최근의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제작에 필요한 금융비용이 너무 높은 상황”이라며 “한시적이라도 중소기업을 위한 금리 인하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한승훈 SAC홀딩스 부사장 역시 “평균 약 6%의 고금리의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데, 중소기업 평균 영업 이익이 4% 이하임을 고려할 때 기업 존속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역협회가 건의한 정책 과제가 시행된다면 많은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