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의 대형 조선소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2010년대 구조조정으로 급감한 글로벌 조선업계의 공급 능력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영 조선그룹 CSSC의 상하이조선은 전선(全船) 신조를 재개했다. 최근 신조 발주가 급증한 가운데 기존 조선소의 생산 능력이 한계에 달하자 우선 블럭 제작에 뛰어들었다가 다시 전선 제작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현대중공업 제공).

이는 중국 최대 규모 조선소 중 하나인 상하이와이가오차오(上海外高橋)조선과의 계약에 따른 것으로, 제작할 선종은 와이가오차오가 수주한 유조선(탱커)과 컨테이너선 물량이 될 전망이다. 상하이조선은 지난 2017년 계약한 소형 벌크선 한 척을 지난 2018년에 인도한 이후 새로운 배를 건조하지 않고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중국 다롄 소재 구 STX다롄 조선소도 신조를 재개했다. 중국의 섬유·정유·화학 대기업 집단 헝리(恒力)그룹의 자회사 헝리중공업에 편입된 해당 조선소 역시 탱커 및 벌크선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이 조선소는 최근 적극적인 영업을 위해 중국 최대 조선소 중 하나인 양쯔쟝 조선의 임원을 새로 영입하기도 했다.

후둥중화조선도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는 사업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상하이 인근 창싱조선기지의 확장 공사에 들어갔으며, 공사가 끝나면 후둥중화의 LNG 운반선 생산능력은 연간 5~6척에서 10~12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현대중공업도 2017년에 문을 닫았던 군산조선소에서 지난해부터 블럭 생산을 재개했다.

글로벌 조선업계는 2010년 초반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을 주축으로 해 66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작업량)가 넘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구조조정으로 글로벌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에 약 3050만CGT까지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한 때 400여개 가까웠던 중국 조선소는 두 자릿수로 줄어든 것으로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