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전용 공장을 신축하는 등 본격적인 SMR 기자재 공급 업체로서의 모습을 갖춰갈 계획이다.

13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시장의 성장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분말야금, 전자빔 용접, 로봇 등의 제작 기술을 미리 확보해 납기 단축에 나선다. 또 전용 공장 신축 등 제작 능력도 확대해 SMR 기자재 수주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형원자로(SMR)의 상부시설 목업/ 뉴스케일파워 유튜브

SMR은 이미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와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지분을 투자한 뉴스케일파워의 첫 SMR인 UAMPS(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유타 지역발전시스템) 관련 시제품·소재가 지난해부터 제작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UAMPS는 미국 유타 주(州)에 있다. 올해에는 뉴스케일의 UAMPS 주기기 제작이 시작되면서 이 회사의 SMR 기자재 수주를 6000억원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기자재 시장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1조2000억대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국립연구소(INL)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 SMR은 56GW가 신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기자재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확보하고, 반도체산업에서 위탁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파운드리와 유사한 ‘SMR 파운드리’가 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 같은 수주 전망은 뉴스케일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두산은 지분을 투자한 엑스에너지(X-energy) 등 또다른 SMR 설계사들의 노형에 대한 공급권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수주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SMR을 대형 원전, 가스터빈, 풍력 등 기자재 중심 사업 전환의 핵심 분야로 점찍어 둔 상태다. 기존 EPC(설계·조달·시공) 중심의 수주를 앞으로 기자재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으로, 기자재 수주 비중을 올해 25%에서 2027년 58%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기자재 공급 협약을 체결한 미국의 4세대 고온가스로(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의 'Xe-100' 주기기 모듈 단면. /두산에너빌리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