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컨테이너선 신조선 시장이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전에서 잇따른 낭보를 전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신조(新造) 생산 능력이 제한된 가운데, 배 가격이 오르길 기다리며 무리한 수주를 하지 않았던 선별 수주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달초 유럽 소재 선사와 메탄올 추진 초대형(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납기는 2026년 12월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발주처를 밝히지 않았으나 세계 3위의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주문이 밀려들어 생산 여력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던 현대삼호가 2026년말까지 12척을 모두 인도하기로 계약에 명시하자, 글로벌 조선·해운 업계에서는 놀라는 분위기다. 지난달 2026년 납기 LNG선·LPG(액화석유가스)선 총 7척을 역대 최고 선가로 수주하면서 추가 슬롯(선박 생산 공간)이 더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컨테이너선 수주 낭보의 비결이 된 수주전략을 일부 공개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삼호는 지난해 2025년 납기를 일부러 좀 비워두고 갔다"면서 "여전히 대형 컨테이너선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서 그 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대형선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를 복수로 보유한 만큼, 단시일 내 인도가 가능한 슬롯을 일부러 판매하지 않고 선가 상승을 기다렸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울산(현대중공업)과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을 똑같은 기간을 두고 슬롯을 채우지 않는다"면서 "먼저 울산을 채우고, 현대삼호의 슬롯을 비워놓았다가 다시 높이는 전략을 취하며 시장 선가를 계속 높여왔다"고 덧붙였다.
한국조선해양의 이 같은 전략이 또다른 수주로 이어질 지도 관심이다. 2025~2026년이 납기인 대규모 수주전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대만 대형 해운사 양밍해운은 최소 9억달러(약 1조1400억원) 규모의 1만5000~1만6000TEU급 LNG 추진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쟝난조선, 일본 이마바리조선 등 6~7곳의 조선소가 입찰에 도전했지만, 현대중공업과 중국의 양쯔쟝조선 두 곳이 마지막 후보로 남아 경합을 벌이고 있다. 양밍해운은 늦어도 2026년 상반기까지 새로운 배들을 인도받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인수 절차가 진행중인 대우조선해양도 저가 수주 대신 고가 선박 위주의 선별수주전략으로 돌아섰다. 대우조선은 올해는 수익성을 위주로 선별 수주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우고, 연간 수주목표를 69억9000만달러(약 8조9000억원)로 전년(89억달러) 대비 21.5% 낮췄다. 고수익 선박 중심으로만 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