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정책자금 1조3000억원 가량이 풀린다. 정부가 글로벌 초격차 산업 육성에 대규모 정책금융을 지원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배터리 부문 투자가 위축된 상황이라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에 기대를 갖고 있다.

5일 관련 부처와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024110),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글로벌 초격차 산업 육성에 약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중 이차전지 분야에는 1조3100억원이 지원된다.

이는 정부가 선정한 글로벌 초격차 산업 중 미래차(1조4200억원) 분야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정부는 글로벌 초격차 산업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차 ▲원전 생태계 등 5개 분야를 선정했다. 미래차에는 이차전지가 탑재되는 전기차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번 정책자금 집행에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육성 의지가 담긴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그래픽=편집부

기관 별로 산업은행이 차세대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1조2000억원을 대출로 지원한다.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는 최대 0.7%포인트(p), 소재 분야에는 최대 0.6%p의 금리 우대를 각각 적용한다.

기업은행은 배터리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1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대 1.3%p의 금리 우대도 제공한다. 신보는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강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약 100억원의 보증을 지원한다. 보증비율은 최대 100%를 적용하고, 보증료도 최대 0.5%p 차감해준다. 신보가 100% 보증할 경우 중소기업은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다.

무역협회 등은 수출 중소기업(연 수출금액 1000만 달러 이하)을 대상으로 금리를 최대 2.7%p 인하해주는 저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이를 포함하면 글로벌 초격차 산업 육성에 총 15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충북 오창 배터리 공장 생산 라인./LG에너지솔루션 제공

배터리 업계에서는 정부의 조단위 자금 투입 계획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배터리 분야 투자가 위축되고 중국의 추격도 거세진 상황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의 해외 투자 무산 또는 잠정 연기 소식이 이어지면서 협력업체는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한 배터리 소재 업체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미래전략사업 초격차를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에도 5조원가량을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며 “대외 여건이 악화된 상황이라 정부의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이 현장에 제대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